전 경찰청장 이택순의 실크로드 도전기 - 서울에서 이스탄불, 자동차로 53일
이택순 지음 / 주류성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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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어마어마한 대장정의 길.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한 교통로를 의미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행가들에게는 조금의 로망같은 곳이 '실크로드' 횡단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마치 순례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것처럼.

저 역시도 이 길을 따라 여행하는 것이 로망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용기조차 없었기에 그저 여행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리만족을 하곤 합니다.

이번엔 조금 특이하게 이 길을 자동차로, 무려 53일간 여행한 분이 있다고 하여 눈길이 갔습니다.

대개는 걸어서 여행을 하고 그 곳에 대한 여행자의 느낌이 담긴 에세이를 접해보곤 하였는데 이 책은 자동차로, 짧은 시간에, 실크로드를 따라 그 나라의 역사도 함께 담겨 있었기에 읽으면서 나름의 공부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경찰청장이었습니다.

공직 30년, 다람쥐 쳇바퀴 구르듯 흘러간 세월을 뒤로 하고 자유와 혼돈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합니다.

그러다 눈을 뜨게 된 것이 해외여행.

그것도 실크로드!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준비를 하다가 맞이한 D데이.

그리고 시작된 여정.

 

낙타를 대신할 그의 다리역할인 4륜구동 디젤 차, SUV 두 대.

늠름함을 뽐내며 인천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교류 확대로 인해 인천항은 아시아 대륙의 진출로가 되고 중국인이 애용하는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변하고, 그들의 시작점을 찍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중국에서부터 이스탄불까지의 여정들.

그가 곳곳의 사진과 함께 그들의 경험한 일들과 보고 들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마치 내가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사진들은 현장감이 있었고 그만의 해박한 지식이 담겨 있어서 유능한 가이드를 옆에 끼고 다니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저에게 인상 깊었던 것은 아무래도 <흑해의 진주, 조지아 바투미>였습니다.

그리스어로 깊은 항구라는 뜻을 지닌 바투미.

아름다운 석양 빛을 품고 산책 나온 아이들과 아버지, 연인들의 가슴에도 가득 채운다는 이 곳.

실크로드를 찾는 이방인의 가슴도 고향으로 향하게끔 한다는 곳.

그래서 이 곳이 더 잔여운이 남았습니다.

저도 가보고 싶은......그런 곳......

 

책 속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실크로드는 결국 가족과 사랑을 찾아 다시 돌아가는 길이다. - page 294

그동안 가지고 있던 실크로드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저 멀고 험한 길이라고만 여겼고, 과거의 무역과 관련된 길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길은 한민족의 정체성에 눈을 뜨게 해 주는 길이었고 우리의 삶에서의 종착역처럼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갈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5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무색할만큼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담아주면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미래를 상상하게끔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실크로드는 어떤 모습을 담고 있을지......

왠지 저도 그처럼 그 곳을 순례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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