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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규영 글.그림 / 사물을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새해가 밝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덧 12월이 다가왔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결심했던 다짐들은 내년으로 미루게 되며......
그래도 이번 년도에 했던 일들을 정리하면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도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의 열두 달......
다른 이의 열두 달은 어떠했을지......
이 책을 읽으며 한 해를 마무리해볼까 하였습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12명의 열두 달 이야기.
주인공 한 명 한 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12명은 사람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아서 다양한 시각들의 열두 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도서관의 열두 달>과 <히후의 열두 달>이 인상깊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사람이기에 한 번 쯤은 생각했던 이야기들이었고 '개' 역시도 반려견의 입장이기에 그렇구나라는 생각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도서관'과 '히후'의 시선은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오래된 도서관.
많은 고서와 일반 도서를 품고, 오가는 학생들의 쉼터인 곳.
하지만 이 도서관은 내년에 허물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제가 도서관이었다면 '이별'이 아쉬워할텐데 이 책 속의 도서관은 오히려 철거에 한 표를 바칩니다.
다른 무엇으로 환생하길 바라며......
도서관과 히후 사이의 대화는 저에게 울림이었습니다.
평소보다 머뭇거리던 히후가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내가 부럽다고. 끝이 있어서 좋겠다고. 맞는 말이다.
히후도 나도 끝이 안 보이는 생활을 지속하면서
언제까지 현재를 거듭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나눠왔다. - page 205
끝이 있어서 좋겠다는 말......
우리도 끝이 있기에 살아가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의미를 부여하게 되며 그 의미로 하여금 인생의 재미를 느끼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히후'의 열두 달은 언제나 바쁩니다.
사람들을 도와주러 다니고 때론 도서관의 말상대가 되어 주고 파도를 밀치며 남녀노소를 즐겁게 해 주는......
나는 당신의 바람(wish)을 알고 있는 바람(wind) 히후예요. - page 267
지금은 거센 겨울바람으로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히후는 왠지 반갑게 맞이하면서 차가운 바람도 즐겁게 맞을 것 같았습니다.
책 속의 사람과 동물과 자연.
모두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왠지 그들에겐 열두 달이 큰 의미가 없을 듯 하였던 것들도 사람과 연결되니 이야기가 되었고 그들의 끝이 안 보이는 생활이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 제 열두 달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월, 2월, 3월, 4월,....., 12월.
별일이 없었을 것 같았지만 크게크게 한 달 한 달 생각해보니 조금의 변화들이 있었고 추억으로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왠지 저도 그림과 함께 저만의 열두 달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숙한 그림 솜씨지만 작은 노트 속에 제 이야기를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