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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11월
평점 :
이 책은 KBS 제2라디오 해피FM <그곳에 사랑이 있었네>의 연재 작품들을 모은 책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들어본 적은 없었지만 이 책의 뒷표지 문구만으로, 제목만으로도 독자들을 사로잡기엔 충분하였습니다.
"그대라는 이름이 선율이 되고, 소설이 되고...
화폭에 담긴 세기의 로맨스와 명작 오디세이!"
명작과 함께 그 명작을 만든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겐 자신의 영혼을 울리는 뮤즈가 있었고, 사랑이 있었고, 실연이 있었기에 그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나와 시대를 초월하여도 보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특정 예술가들의 명작과 관련된 이야기를 접하긴 하였지만 이번에야말로 보다 폭넓고 많은 이야기를 얻고자 이 책을 읽었습니다.
명작은 고상한 작품뿐 아니라 끔찍한 작품도 우리에게 정신적 정화가 된다. 비극적 작품을 볼 때 우리는 연민과 공포를 느끼면서도 영혼이 맑아진다. 이런 반전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카타르시스'라 했다. 명작은 고귀하면 고귀한 대로 애절하면 애절한 대로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해준다. 한 인간이 자신의 전 존재로 명작과 의미론적 대화를 나눌 때의 그 감동을 세상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으랴! - page 8 ~ 9
저자는 앞서 '명작'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기 전 제가 알고 있던 명작들에 대해 곱씹어보았습니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반 고흐의 '초상화'가 떠올랐고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가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고통이 예술로 승화되어 후손까지 그들을 통해 마음의 정화를 느끼고 아름다움에 대해 이해하게끔 한 점.
저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뒤 책을 다시 펼쳤습니다.
책 속에는 15명의 음악가와 화가가 소개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음악가로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 차이콥스키, 쇤베르크가 등장하였고 화가로는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루벤스가 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가로 생텍쥐페리,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데, 엔 브론테가 등장하였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더 공감할 수 있었고 그들의 진실된 이야기들인데 마치 소설보다 더 애절하고 깊은 감흥을 주었습니다.
저에게는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엔 브론테>가 인상깊었습니다.
책을 읽게 된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였고 지금도 그 책을 보면 나이가 들수록 다른 감정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기에 그녀의 이야기가 더 인상깊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론테 집안의 세 자매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요하는 그 시대에서, 한 시인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길을 열정적으로 추구했기에 그들의 문학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의 천재성과도 같은 문학적 소질때문이었을까.
지금의 입장에서 바라볼 땐 멋진 여성으로만 보이지만 그녀들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생의 모습은 애잔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폭풍우가 쏟아졌고, 샬럿과 아서는 비에 흠뻑 젖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 샬럿은 감기에 걸려 고열에 시달렸고,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생의 마지막 날, 샬럿은 안타깝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남편의 손을 잡고는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난 새가 아니죠. 어떤 그물로도 나를 가둘 수 없죠. 그렇죠? 나는 독립의지를 지닌 자유로운 인간이죠.
I am no bird, and no net ensnares me ; I am a free human being with an independent will." - page 403 ~ 404
책을 덮으면서 한 명 한 명 예술가들이 떠올랐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작품들.
그동안 그들의 작품을 그저 스쳐만 지나친 것이 미안할 따름이었습니다.
그 속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그저 눈으로만 좇았던 것......
이제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금 접해보고 서로 그 감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