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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답게 유일하게
우근철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6년 10월
평점 :
'나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내 삶의 주체는 '나'라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나다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나?
누군가로 인해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도 나다운 것일텐데 본래의 나단운 것은 무엇일지......
이 책의 저자인 '우근철'씨에게서 나다운게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비추어진 저자의 모습.
과감한 용기와 결단을 바탕으로 주머니 속 15만 원과 분장크림만 믿고 떠난 성지순례길.
그리고 외친 한 마디.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그는 자신을 되찾아오기 위한 길을 떠나게 됩니다.
지금의 우리 청춘들의 모습-취준생-이었던 그는 어느 순례자의 사진을 보다가 그 곳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우리에겐 '카미노 길'로 더 유명한 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모두 저마다 가진 사연과 목적은 달라도 무언가 자신들의 바람을 품고 순례자의 길을 걸어갑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흔한 말 있잖아.
그게 정답인거 같아.
돈이 없다고, 말이 안 통한다고 한숨만 쉬어봤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중략)
없으면 없는 대로,
안 통하면 안 통하는 대로
즐기는 거야 - page 34 ~ 35
지금의 청춘들에게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스펙 쌓기에만 연연하고, '부족함'과 '안됨'은 마치 죄악처럼 여기는 우리들에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비움의 자세를 갖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보다 더 필요한 자세는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의 순례길은 한 문장으로 정리되었습니다.
"No pain, no gain"
그리고 덧붙여진 한 마디.
"No Sega, no gain"
저자는 성지순례길 뿐만 아니라 무작정 인도로도 떠나게 됩니다.
무조건이 어딨어. 난 아직 청춘인데.
내가 떠나는 걸 비겁한 도피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이왕 취직한 거 그냥 꾹 참고 다니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잠시 돌아가더라도 행여 뒤쳐지더라도 이유는 '딱 하나',
오늘과 내일을 새로운 설렘으로 채우고 싶어서.
익숙함에 권태로움을 느끼고
고요함에 고함을 지르고 싶은 마음에 택한 나라.
India,
낯설음과 마음껏 충돌하길 - page 169 ~ 170
그는 이 속에서 익숙함에 대해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곤 합니다.
회대한
흘러가는 대로,
나를
내버려두지 뭐 - page 216
익숙함이 싫어서, 권태로움이 싫어서 떠났지만 결국은 우리는 또 다른 익숙함에 길들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익숙함에서 무조건 벗어나기보다는 내려놓음과 받아들임을 깨달으라고 전해 주었습니다.
책 속의 저자는 요즘 청춘들에게 뻔한 위로와 응원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막연할지 모르지만 당신의 모든 것엔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으며 우선 오늘을 사는 당신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저에겐 그와 같은 무모함과 도전, 열절은 없었지만 그를 통해서 보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조금은 배운 것 같았습니다.
보다 나다운 인생.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