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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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를 통해 '편퇴족'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친 하루를 '편의점 쇼핑'으로 마무리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주로 20 ~ 30대 젊은이들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저 역시도 '편의점' 이라는 곳에서 조금은 위안을 받곤 합니다.

작은 공간 속에서 나를 위해 작은 캔맥주를 사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제목만으로도 공감이 갈 듯 하였습니다.

『편의점 인간』

깊은 맛이 배어 있는...

아이러니의 웃음을 자아내는...

그리고 소설의 모든 재미가 단단히 응축되어 있는 최고의 작품

최고의 찬사를 받은 이 작품.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인 '후루쿠라(게이코)'

그녀는 어릴 적부터 남달랐습니다.

그저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다른 이들이 생각하기엔 너무나 당연한 일들을 그녀는 그저 곧이곧대로 자신의 느낌대로, 다른 이의 문자 그대로 행동합니다.

그러다 남들이 그에게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말들로 인해, 부모님이 자신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며 점점 얼굴에 가면을 쓰고 그저 표정없이, 존재감없이 지내곤 합니다.

그러다 동네의 편의점 오픈에 구인광고를 보게 됩니다.

2개월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배운대로만 하면서 그렇게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곤 합니다.

그러면서 매뉴얼대로 살아가는 '보통 인간'이 되었는데 서른여섯 살이 되자 그녀 앞에 '시라하'라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자신의 일상이 흐트러지기 시작합니다.


책 속의 편의점이라는 공간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축소판이었습니다.

알바생들은 사회인의 모습이었고 편의점 알바생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이들은 한결같이 '보통 인간'을 만들어내는, 그래서 모두가 기계 속 부품이 되어 돌고도는 모습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가슴 한 편이 아리곤 하였습니다.

우리들의 모습이기에 주인공의 모습이 비정상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매뉴얼대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정상적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문구.

그때 나는 비로소 세계의 부품이 될 수 있었다. 나는 '지금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정상적인 부품으로서의 내가 바로 이날 확실히 탄생한 것이다. - page 27

편의점 알바로써의 첫 근무를 하였을 때 그녀의 가졌던 감정.

또한 시라하씨와의 대화 속 문구.

"시라하 씨 말대로 세상은 조몬시대인지도 몰라요. 무리에 필요 없는 인간은 박해받고 경원당하죠. 그러니까 편의점과 같은 구조예요. 편의점에 필요 없는 인간은 교대 근무가 줄어들고, 그러다가 결국은 해고를 당하죠."

(중략)

"그러니까 모든 사람 속에 있는 '보통 인간'이라는 가공의 생물을 연기하는 거예요. 저 편의점에서 모두 '점원'이라는 가공의 생물을 연기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 page 111 ~ 11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국 '편의점 인간'이라 스스로 다짐을 합니다.

"아니, 누구에게 용납이 안 되어도 나는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인 나에게는 어쩌면 시라하 씨가 있는 게 더 유리하고, 가족도 친구도 안심하고 납득할지 모르죠. 하지만 편의점 점원이라는 동물인 나한테는 당신이 전혀 필요 없어요." - page 189 ~ 190


책을 읽고 난 뒤에도 그녀가 자꾸만 맴돌았습니다.

아마도 그녀는 여전히 편의점 점원으로 가공 속에 살아갈 것 같습니다.

이런 시대가 '조몬 시대'라고 넋두리를 하더라도 그 굴레에 메인 우리의 모습.

웃프기만 한 현실 속 우리들이 조금은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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