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가 묻는 말
김미조 지음, 김은혜 그림 / 톡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금 읽게 되는 동화 중 하나에도 『피노키오』가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꼭두각시 인형.

말썽꾸러기 이지만 그렇게 밉지만은 않은 피노키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거짓말 하지 않는 착한 어린이가 되라고 알려주곤 하였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금 읽게 된 '피노키오'이야기.

『피노키오가 묻는 말』

특히나 이 책을 최근에 <어쩌다 어른>에서 알게 된 심리학 교수인 '김경일'씨의 추천이 인상깊었기에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책 속의 '피노키오'는 우리가 알던 피노키오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동화 속 피노키오의 경우에는 말썽을 피우며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착한 어린이가 되겠다고 하여 사람으로 변하는데 이 책의 피노키오는 모험을 하여 돌아온 집에서의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사람인지 나무 인형인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여운을 남기며 이야기가 끝납니다.

"넌 정말 나무 인형이니?"

"난 피노키오예요."

피노키오가 대답했어요.

"피노키오가 아니면 무엇이겠어요? 난 피노키오예요." - page 140


제페토가 나무토막의 말을 듣게 되면서 시작되는 피노키오의 등장.

제페토에게는 자신과 공유할 수 있는, '같이'의 삶을 살아가고 싶었지만 피노키오는 걷기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의 일탈을 꿈꾸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정말 세상 끝까지 가겠어!" - page 21

걸어도 다리가 아픈 줄 모르고 세상 속은 제페토의 방보다 흥미진진한 일들로 가득차 세상 끝으로의 모험을 기대하곤 합니다.

하지만 세상이라는 곳은 그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인형 조종사로부터 인형들을 해방시켜 주고 싶어하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현실에 충격을 받곤 합니다.

"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모든 인형이 너와 같고, 모든 인간은 너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세상에 완전히 똑같거나 다른 것은 없어. 저마다 가진 게 다르고, 저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지. 그런데 넌 겉만 보고 판단하는구나." - page 41

계속되는 여정 속에서 점점 피노키오는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그 꿈을 쫓아가던 자신의 모습이 희미해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다 그에게 나타난 요정으로 다시 그는 자신의 꿈을 향해 가면서 결국 자신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시작됨을 깨닫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 속의 피노키오의 모습은 요즘의 어른아이인 우리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다 어른이 되어서 모든 이들이 철수와 영희같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

책 속 요정과 피노키오의 대화가 인상깊었습니다.

"앞으로 거짓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렴."

요정이 말했지만 피노키오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피노키오, 얘야."

피노키오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요정은 한숨을 내쉬었어요. 요정이 마음 아프길 바랐던 피노키오의 바람이 그 한숨에 고스란히 묻어났죠.

"그거 알아요?"

피노키오는 그제야 입을 열었어요.

"코가 늘어나는 길이만큼 내 마음도 상처를 입었어요." - page 68

우리는 코가 늘어나는 대신 얼굴에 가면의 두께가 두꺼워질 것 입니다.

그만큼 우리 역시도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되고 그런 상처를 보듬어주기보다는 또다시 사회라는 정글로 뛰어들기에 어쩌면 우린 피노키오보다 더 애처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추천했던 '김경일' 교수님의 말이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들에 이름 붙인 거짓말, 믿음과 배신, 선과 악이 단순한 꼬리표가 아니었는지, 우리가 내린 결론이 섣부른 판단은 아니었을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 page 148

이 책의 피노키오의 시선을 통해 제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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