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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어 읽는 즐거움 - 삶을 바꾸는 우리말 낭독의 힘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정여울'작가를 좋아라합니다.
그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에서 였습니다.
짧은 듯한 여행에세이였지만 나름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기에 그녀와의 동행이 좋았습니다.
그 뒤로 그녀는 인문학과 관련된 작품을 출간하곤 하였습니다.
최근에 읽은 『공부할 권리』에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고민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 '책'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녀가 알려준 공부의 의미를 되새기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공부를 하고자 하였었습니다.
제게 공부란 '과거와 현재의 내 문제를 깨닫고, 미래의 내 삶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책들을 만나면 꼭 '과거의 자신'에게 선물해 주고 싶어지지요.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좀 더 힘을 내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좋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저는 '문제가 주는 고통에 짓눌려 문제의 핵심을 발견하지 못한 나약한 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당시의 나에게로 다가가 '지금의 나에게 용기를 주는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어집니다. - page 15
그리고 나온 이번 책.
이번 책 역시도 그녀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위로해주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낭독'이라하면 어린시절 한글을 배우면서 읽게 된 순간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학창시절 선생님으로 하여금 교과서를 읽게 되고는 그 뒤로 아이를 키우면서 읽게 되는 것이 전부인 듯 합니다.
그런 '낭독'이 과연 어떤 것이길래 이번에 작가가 관심을 가지고 책을 써 내려갔는지......
사실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낭독'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저 눈으로만 문자를 쫓아가면서 책을 읽곤 하였는데 이 책을 접하면서는 용기내어 제 목소리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문장의 담긴 의미 하나하나가 제 귓가에 맴돌았고 제 가슴에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소리내어 읽다보니 어느새 그 글에 집중을 하게 되고 한때나마 우울했던 기분이 사라지곤 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명작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명작들 속에 담겨있던 문장들을 다시금 살펴봄으로써 그때의 그 감성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작가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했던 메시지를 그녀를 통해 재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를 낭독해서 읽었을 때의 뭉클함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보았던 영화의 여운도 남아있었기에 그의 조국에 대하는 마음과 닿지 못하는 안타까움, 쓸쓸함이 묻어있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시에서 느껴졌던 시인의 슬픔.
저자 역시도 이렇게 서술하였습니다.
그의 슬픔은 어떤 구체적인 사건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 자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머금은 슬픔으로 보인다. 이 슬픔은 타인을 괴롭히는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그 슬픔을 통해 우리 삶을 조용히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녔다.
그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 내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 그의 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죄가 모두 사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가 내 죄를 대신 아파함으로써 내 죄가 어느덧 가벼워진 듯한 행복한 착각이 밀려든다. - page 62
책을 다 읽고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니 동화책 역시도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저 아이가 읽어달라고 해서 읽어주다가 이 책을 읽고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읽어주니 동화의 의미도 느낄 수 있었고 그랬기에 아이가 그 동화책을 좋아하는지, 아이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새삼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들을 낭독해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그 전에 받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겠지?
왠지 머리맡에 두었던 책을 소리내어 읽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