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려 - 감성 타이포그래피 에세이
박지후 문자그림, 짱아찌 글 / 단한권의책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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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특이하였습니다.

더불어 온 부록선물도 신선하였습니다.

때밀이 타월.

책의 제목처럼 때를 기다려서 이 타월을 사용하면서 작가가 그동안 갈고닦은 이야기에 우리도 많은 공감과 위로, 격려를 받으라는 의미를 담은 것 같았습니다.

표지에 보였던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와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을 결합해 문자그림(typographiration)작품으로 선사할 감동을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엔 문자그림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단어 자체도 생소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이 책이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제 1호의 '문자그림작가'인 '박지후'씨의 작품 하나하나는 독자들에게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였습니다.

단어들이 그 물건을 표현하고 그 의미를 선사함은......

읽어보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호기심으로, 읽은 독자에게는 깊은 여운과 더불어 후유증처럼 그 물건을 대하면 그 글씨가 떠오르게끔 하였습니다.


책의 제목이 왜 『때를 기다려』인지에 대해서 저자가 밝혀주었습니다.

『때를 기다려』는 박지후가 그야말로 끈기 있게 '때를 기다리며' 일상이라는 백사장에서 하나하나 정성껏 수집하나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조가비들을 모아 만든 목걸이다. 이 목걸이가, 그리고 조가비들이 독자의 삶에 조금이나마 기쁨을 주면 좋겠다.

그의 바람이 담겨있기에 그림과 글이 주는 의미는 하나도 소홀함없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되새김질을 하게끔 하였습니다.

인상깊었던 구절은 아무래도 요즘 많이 화두에 올랐던, 가습기 사건을 떠올리게 한 대목이었습니다.

제목은 <널 패브리지>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뒷돈 받는 공무원.

양심 없는 기업인.

갑질하는 대기업.


모두

패 버리지. - page 122

아......

그래서 그 제품 이름이 그렇게 지어졌었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였다면 사용도 하지 않았을텐데......

왜 이제야 이 사실을 알아버린거지......

마치 사이다 같은 문장이었기에 그 문장의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근심, 집어치약>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상 근심에 빠진 그대.


근심, 집어치워라.


그런다고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오늘 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해결책이 보이겠지'하면서 살아 보자.​ - page 127

또다시 화두에 올랐었던 치약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에게 이 의미가 전달된다면......과연 지금과 같은 치약을 제조해서 판매하고 있을지 의문스러웠습니다.


책은 짧은 문구와 함께 문자그림이 있었습니다.

일러스트와 같고 때론 그 물건의 의미가 그 글씨였던 것 같은 이중적인 애매모호함.

그렇기에 우리는 그 물건을 보고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고 나아가 내 이야기를 대입해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론 의미심장하게, 때론 가볍게 여겨질 문구들 속에서 많은 생각이 교차되었습니다.

과연 나에겐 어떤 의미들이었을까?

내가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만의 방식으로만 해석하고 귀를 닫은 것은 아닌가?

책의 두께보다 훨씬 많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더 곱씹고 다시금 손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번을 읽어도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이 책.

책 장 한 편에 있어도 제 손은 그 책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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