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 자토의 소소한 자취 일기
자토 글.그림 / 시공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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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아기자기한 그림표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책 제목.

『오늘도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마치 제 얘기같았습니다.

아침에 눈 뜨면 시작되는 가면 생활.

지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들 때쯤 비로소 내 모습과 마주하며 가슴 속 허무함을 느끼며 하루를 정리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느끼던 감정이 너무 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 책이 그런 제 마음을 읽어버려서 한편으로는 이 책을 읽기가 두렵기도 하였습니다.

진짜 내 모습이면 어찌해야할지......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 입학하는 동시에 시작된 자취 생활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취 생활 10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그 세월동안 홀로 생활하는 기쁨과 즐거움도 많았지만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공감을 하게 되고 어느덧 그의 캐릭터인 '자취 토끼', 줄여서 '자토'의 모습이 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책의 목차 뒤에 이어진 문장.

나에게 일어난 소소하고 작은 이야기,

모두가 경험해보았지만 특별히 언급하거나

나누지 않았던 이야기,

신경 쓰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그러나 한번 눈치채면 가끔 생각나는 이야기.

이 문장들이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홀로 살이 10년 자취 토끼 '자토'의 이야기는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의 작은 메시지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서울 나방>에선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참 살기 좋은 곳들을 두고

불빛을 쫓아 날아온

나방같이 살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사실 나방들을 모으려고 켜놓은 불빛은

아닐 텐데 말이다. - page 79

마치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로수길'이라는 거리가, '연남동'이라는 동네가 유명한 것은 알지만 그 곳의 불빛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책에서처럼 서울 밤하늘엔 별들조차 보이지 않는데 우리는 어떤 불빛을 쫓으며, 그 불빛을 향해 날아가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모두 다른 종류의 화분이다>에서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답이 다른 이에게는 틀린 답일 수도 있으므로

다른 이의 답을 굳이 지적할 필요는 없다.

누가 봐도 오답인 답안을 선택해도

내가 즐겁고 뿌듯하면 그만이다. - page 207

획일적인 성공에 대한 답이 있고 그것만을 향해 간다면 우리 역시도 인공지능 로봇이지 않을까......

우리가 인간이기에, 다른 무엇과도 다르기에 서로간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살아가는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토의 일기는 마지막에 '희망'을 선물하고 끝을 장식하였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벚나무가 아닐까?

지금은 나 자신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꽃이 만개할,

그런 벚나무. - page 261

'언젠가는'이라는 단어가 주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벚꽃처럼 제 마음을 붉게 물들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뒷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의 말문을 막는 익스트림한 일상

그 고단한 하루 끝에 맛보는 

특초밥+맥주 세트 같은 멘탈 복구 에세이!

책을 덮고나니 시원한 캔맥주가 생각이 났습니다.

왠지 캔맥주와 함께 다시금 이 책을 보아야겠습니다.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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