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일색 김태희
김범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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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색'?

사전적 의미로는 세상에 뛰어난 미인이라는 뜻입니다.

'김태희'?

역시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배우의 이름입니다.

이런 두 단어가 만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자 오히려 천하일색이라는 말이 없더라도 성립되는 공식과도 같습니다.

그런 '김태희'가 소설의 제목으로 나오다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아무래도 외모와 관련된 이야기임에 분명하다는 추측이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그런 제 추측과도 같게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그 태희가 웃으면 심장이 저리고

이 태희가 웃으면 똥꼬가 저린다"


외모지상주의에 날리는 유쾌한 똥침 한 방!

동명이인인 김태희는 아무래도 뛰어난 미모가 아닌가 봅니다.

표지의 그림에서도 조금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김태희의 외모가 아닌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보고자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내내 웃음이 났습니다.

유쾌! 상쾌! 통쾌!

책 속의 주인공인 '김태희'의 행동과 말투가 읽으면서 상상이 되었고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와 일심동체가 되어 흔히 생각되는 싸가지 '고공주'에게 한 방을 먹이고 '찰스'와의 밀당을 하며 그녀의 사랑을 방해하는 찰스의 어머니 '강유정'씨의 계략에도 당당하게 맞서 싸우며 어느새 그녀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인물이었고 또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이었기에 금방 소설 속에 빠져들기 쉬웠습니다.

또한 문장들은 우리에게 많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여자가 생기면 남자들은 변한다. 연애를 한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일 텐데 남자들은 이상하게 민감해지고 급해지고 초조해한다. 남자에게 연애란 소유를 의미한다. 내 것이 생긴 것이다. 그것은 분명, 즐겁고 뿌듯한 일임에도 남자들은 그 기쁨을 즐기지 못한다. 소유했다고 믿는 그 순간부터 남자들은 그것이 어디론가 사라질까 봐, 누군가에게 뺏길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연애는 불행한 일이다.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에 불행하다니. 남자들은 참 불쌍한 동물이다. - page 31


'천. 하. 일. 색. 김. 태. 희!'

이런 종류의 폭력은 거의 상처로 남는다. 상처는 분노가 되어 몸속 어딘가에 깊이 박힌다. 결정적인 순간에 분노는 튀어나와 시퍼런 칼날이 되어 날뛴다. 그래서 분노를 담고 있는 사람은 뾰족하고 비합리적인 이상한 사람이 된다. - page 40


사는 게 그렇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울 때에도 웃을 땐 웃고 졸릴 땐 하품을 한다. 사람은 그렇다. 아무리 절망적이라고 하더라도 실낱 같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기적이 일어나겠지. 이 고통은 곧 끝날 거야'하는 터무니없는 믿음에 또 구겨진 삶을 움켜쥐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 page 160


소설에서 마지막을 향해 갈 때 성형을 한 김태희가 이런 말을 합니다.

"그리고 방청객 여러분, 저 이거 다 성형한 겁니다. 저는 정말 못생긴 여자였습니다. 기획사에서 제 허락 없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사인을 했지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기획사를 고발하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여러분, 제 사진이 궁금해요? 저기 가운데 앉은 여성분이 가방에 한가득 가지고 있어요. 천하일색? 그런 거 개나 줘버려요." - page 269

요즘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도 성형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다들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만이 과연 우리를 대변하는 것일까?

원래 외모는 우리 마음가짐, 행동가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보다 내적인 성숙과 자신감, 당당함을 키운다면 더욱 그 빛이 오래도록 발휘하여 '천하일색'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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