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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하고 싶은 날에
이지은.이지영 지음 / 시드앤피드 / 2016년 8월
평점 :
서늘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외로움과 그리움들.
이를 달래는 것은 어둑한 밤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책 한 권이었습니다.
이 책 저 책을 읽으며 밤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덧 시작되는 일상의 하루.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한 권의 일기장 같기도 하였고 친구이기도 하였고 나만의 책이 되기도 하였었습니다.
책의 제목부터 제 마음을 짠-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적힌 문구.
마주 앉아 마음 기울일 누군가가 필요한 이에게
마치 저에게 말을 건네는 듯 하였습니다.
그냥 집으로 가고 싶지 않은 저녁,
누구라도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순간,
당신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나요?
아무리 가정을 꾸리고 있더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이 없는 것 같고 마음은 더 횅~한 저에게 진정한 위로를 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또한 저자에 대한 소개글은 너무나 인상깊었습니다.
당신의 세상에 비가 내릴 때면
망설이지 말고
이 책으로 당신을 지킬 것.
당신이 좋아,
당신을 지키려 만든 책이니까.
그저 마음놓고 기댈 수 있는 책이라는 확신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펼쳐진 첫 장.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책은 총 4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part1. 나는 당신의 사람
part2. 아름답게 서툰 우리를 위해
part3. 사랑, 누구에게나 허락된 감정
part4. 어른이들의 과제
책을 소개했던 출판사의 서평이 그대로 들어났습니다.
청춘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특히나 어른아이들에게 작가는 "괜찮다"며 위로를 건네주었습니다.
책에서 좋았던 점은 저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은 뭐예요?>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기록하게끔 되어있었고 그 일 중에서도 할 수 있는 이유와 할 수 없는 이유를 각각 적으라고 합니다.
그리곤 뒷장에서 이어진 이야기.
당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계산하기 전에,
당신이 진정으로 그것을
하고 싶은가 아닌가를
고민하는 거예요. - page 147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적는 것조차 주저하고 있었는데 저자는 그런 저에게 그렇게 계산하지 말고 마음이 가라는대로 움직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고나니 괜히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저 이성적으로, 계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매달린 제 모습이 조금은 처량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에게 다가온 저자의 손길은 마치 엄마의 너그러운 손길과도 같았습니다.
<보통날>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하루라는 게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왔던지.
얼마나 간절하게 소망하게 되었던지. - page 312
항상 거창하게 무언가를 해야만 보람된 하루를 보냈다고 여겼었는데 사실 그런것보다 오히려 '보통날'이 지켜내기 어렵고도 감사하다는 것.
그래서 지금의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의 뒷 장에는 종이비행기를 접는 법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종이접기를 언제 해 보았나......?
동심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밖에 해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에는 종이만 보이면 무엇이든 접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는데 점차 나이가 들면서 종이는 문서화되고 나중에는 분쇄기에 넣어 내게서 없어지게 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에선 제 주변의 종이를 찾아 접어보았습니다.
무언가 집중을 하면서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하여 입가엔 미소가 머금어지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는내내 따스한 포옹을 받은 듯 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응원을 받는 것 같았고 격려를 받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외로울 때 다른 이를 만나서 서로 그 외로움을 달래라곤 합니다.
하지만 저에겐 그 외로움을 다른 이와 달래기보다는 이런 책을 통해 스스로를 토닥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집니다.
지쳐있는 제 주변지인들에게 한 권씩 선물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