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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 남자 - 말 못 한 상처와 숨겨둔 본심에 관한 심리학
선안남 지음 / 시공사 / 2016년 7월
평점 :
'남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서로 사랑을 하면서는 맞춰주고자 노력을 하였었고 결혼을 하고는 이해를 하고자 하였지만 머리로는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어느덧 화를 내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예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래! 서로 다른 별에서 왔으니까......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거야!'
이런 결심이 또다시 흐려진 듯 하였습니다.
왜 그렇게나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는지......
그래서 이번엔 남자에 대한 책만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책의 앞표지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철없는 아이의 모습부터 억압된 남성성까지,
오늘의 남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그들의 말못한 상처와 숨겨둔 본성이 무엇인지 궁금하였습니다.
화성에서 온 그들의 이야기.
책의 앞장을 펼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책은 남자의 성장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1장 철들지 않는 어른 아이
2장 허세 부리는 소년
3장 가장은 영웅이고 싶다
4장 아버지의 그림자
저에게는 곁에 있던 남자친구에서 지금은 가장이 된 남편의 모습,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신 아버지의 모습에서 그들에게 쌓여있던 감정들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신혼 초에 느꼈던 남자의 모습이 이 책에서도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알려 주었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예쁘다는 한마디를 듣기 위해 거울 앞에서 초조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자신의 능력을 자신 있게 어필하지 못하고 타인의 부정적 반응을 예쌍하여 자기검열을 하는 동안, 자기 자신에게 써야 할 에너지를 타인에게 쏟으며 스스로를 방치하는 동안 여자들의 마음은 이리저리 흩어진다. 반면에 둔감하고 무심하고 단순하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러한 태도 덕분에 목표를 향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단순성이야말로 여성들이 남성들을 보며 비난하는 둔감성과 다른 사람들이 재수 없어하는 근자감을 대변한다. - page 148
이런 태도가 있었기에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에도 끄덕없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금은 남편이 불쌍하게도 느껴졌습니다.
특히나 더 인상적이었던 문장.
여성적 마조히즘이 희생하고 참고 감내하는 소극적 희생으로 나타나는 것과는 다르게, 남성적 마조히즘은 '남자인 내가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희생의 전제를 깔고 있다. - page 195
결혼을 하고 나만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다고만 생각했지만 나보다 더 큰 희생을 가진다는 그를 알게 되니 더 마음이 찡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바라보게 된 남자의 모습은 그저 둔감하고 무관심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나름의 짐들이 있었고 어릴 적부터 쌓여온 '남자다움'의 역할.
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힘겨웠을지가 떠올랐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바라보게 된 남자의 모습에서 그동안 이해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짜증을 냈던 제 모습이 너무나도 창피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완전히 그를 이해하지는 못하였지만 이제는 그와의 대화에서, 그의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이해의 끈을 이어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