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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휴버트 셀비 주니어 지음, 황소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작가를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라는 작품으로 처음 접하였었습니다.
그때 작가가 이야기하는 미국 사회의 모습은 생각과 달리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날카로우면서 비판적인 그의 문체들.
그 속에 있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우리의 본모습을 꿰뚫는 듯 하여서 그들의 행위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끔 하였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작품도 접하게 되었습니다.
『레퀴엠』
이 책이 처음 발간된 해는 1978년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인쇄되고 개정판이 나오며 심지어는 영화까지 개봉된 이 작품.
명성에 걸맞게 읽는내내 가독성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하였기에 이 작품에 더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하였고 역시나 저자의 문체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살아 움직이면서 결국 독자들의 심장을 꿰뚫어 보는 듯 하였습니다.
책에서는 네 명의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연인 사이인 해리와 마리온, 그들의 친구 타이론과 해리의 어머니 사라.
그들을 중심으로 사건은 전개가 됩니다.
이 사건을 이끄는 것은 '헤로인'이라는 마약입니다.
각자 자신들의 꿈을 향해, 이상을 향해 달려가는 방법은 땀과 노력이 아닌 영혼을 파는 것과 같은 마약중독.
그래서 작가 역시도 이러한 말을 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이상을 부인하는 것은 영혼을 파는 것과 같다. 취하는 것은 거짓된 삶이며 진실에 등을 돌리는 짓이다. 이상은 진실을 엿보는 통로이다 외부적인 것은 절대로 나의 내적인 삶, 나의 이상을 참되게 살찌우지 못한다. - page 9
그래서일까.
점점 등장인물들의 삶은 점차 내리막길을 향해 있었고, 걱정과 두려움만이 그들의 내적인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비춰진 그들의 모습은 생명줄을 겨우 잡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난 뒤 그들의 모습은 그저 미국의 젊은이들, 특히나 뉴욕의 젊은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지금의 경제난에 휘청이는 우리들의 모습도 젖어있는 듯 하였습니다.
그들에겐 짧고도 강렬한 유혹에 벗어나지 못해 최후엔 파멸까지 이르렀지만 우리는 아직 가능성이라는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말 한마디가 책을 덮고난 뒤에도 남았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자신의 행동을, 행한 모든 것과 행하지 않은 모든 것을 전적으로 완전히 책임져야 한다. - page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