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노인 그럼프 그럼프 시리즈
투오마스 퀴뢰 지음, 이지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북유럽 소설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었습니다. 

그동안 접하던 유럽소설이라함은 애틋하고 섬세한 감정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북유럽소설은 조금 충격적이기도 하였습니다.

주인공을 '노인'으로 세운 점과 그 노인들은 하나같이 '고집불통, 괴짜'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설정도 '북유러'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북유럽이 주는 느낌.

그 느낌은 소설 속 주인공들과 닮아 있었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겉으로는 알 수 없지만 그 속엔 따스함과 애정이 있음을 느끼기에 가독성이 뛰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노인'이 주인공인 북유럽소설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2009년 핀란드 공영 라디오 방송에 작가가 연재한 단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하여쏘 이 까칠한 노인에 독자들은 열광을 하며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3 권의 책으로 출간 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작품을 이번에 접할 수 있게 되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아내는 치매에 걸려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요양원에 가지만 자신도 언젠가는 병원에 누워 지내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죽음을 그려나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되었습니다.

자신의 추도문에서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이라며 10여 년 동안 추도문을 쓸 준비를 해온 그.

그의 추도문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추신. 무덤에 매주 오지는 말거라. 살아 있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 page 88

그의 추신 문구가 왜 그리도 신경이 쓰였는지...

 

책 속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생각처럼 잘 안 됐다. 인생이 꼭 바라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살다 보니 바라는 것을 바꿔야 할 필요가 생기기도 했다. - page 169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저 10대나 20대에는 바라는 것이 잘 안되면 마치 나뭇가지가 부러져야하듯이 그것만 고집하며 달려왔다면 30대가 지나고 나니 비로소 사회라는 곳, 가정이라는 곳, 그 곳에서의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고 좀더 유들해지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말투는 제목 그대로 '괴짜'였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에는 '사랑'이 있었고 가장으로써 아버지로써의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그가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쇠약해진 아내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말을 전하지 못한 부분에서 가슴이 찡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말하지 않아도 그가 자신에게 보내는 사랑은 꼭 느꼈으리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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