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아픔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박경리' 작가에 대해선 입시준비를 위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토지』.

이 작품은 대하소설이지만 나오는 등장인물들마다의 개성과 작가의 필적이 더해져 가독성이 있으면서 우리 민족의 모습을 되집어보며 앞으로 나아가야할 우리들의 자세를 고찰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생명이야기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강연, 칼럼 등에서 발표한 원고 중에 핵심 주제인 '생명'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엮은 이 책은 단순한 듯 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전하는 생명이야기는 우리들에게, 나아가서는 자연에게 전하고자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우리들의 자세에 일침을 가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책을 통해 생생히 전달되어 그동안의 제 태도에 대해서도 꾸짖어 주었습니다.

 

<멋에 대하여>에선 '멋'이라는 언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점차적으로 우리 민족의 의식으로 의미를 확장해 주었습니다.

그 중에 인상깊은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언어란 본시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며 시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 만큼 변천 따라 어의가 변할 수도 있는 일,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도 그렇고 진지함을 모멸하는 오늘과 같은 세태에서는 무관심이 상수라. 그러나 여전히 조바심은 남는다. 무슨 까닭일까. 아마도 그것은 그러한 언어 속에 치열한 소망과 절도 있게 다스려나가는 우리들 삶의 모습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 page 37

무관심이 상수라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슴 깊히 울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멋'이란 우리 민족 고유의 의식을 의미하면서 한마디로 '청산유수'로 정리해 주었습니다.

세워놓은 판자에 물이 흐르듯 거침없는 우리 민족의 의식을 다시금 되살려 정열의 맥박이 뛰도록 해 주어야 겠습니다.

 

또 <철거하되 보존을>에서 다가오는 광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열사기념관.

수많은 항일 전사들이 처참한 죽음을 당하고 고문으로 낭자했던 장소.

그리고 총독부 구건물......

과거 일제치하 속의 우리에게 남은 잔해는 얼마나 남아있고 후손들에게 우리들은 어떻게 의미를 전달하고 있을까......

꾸준히 번복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어떠한가......

그녀 역시도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끝으로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은 오늘 우리들의 의식 문제다. 일본인들 일부에서는 아직도 위안부에 관하여 추악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으며, 패전을 종전이라 하고 만주-조선-대만을 반환했다는 대신 잃었다고 말한다. 개중에는 진짜 콜론의 아들이로라 은근히 으스대는 인사도 있었는데 그러한 그네들 과광객을 향해 마이크를 들이대며 그 건물을 헐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따위의 의견을 묻는 한심스런 관경을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질문을받은 일본 여성은 어색하게 웃으며 보존해야 한다나? 그들은 감 놔라 배 놔라 할 이유도 없고 그럴 처지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문제다. 제발 좀 성숙해주었으면 좋겠다. - page 190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우리 민족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자연에 대해서는 미안한 목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그녀가 자신 역시도 잘못된 점에 대해서 큰 힘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울렸었습니다.

작가로써 작품마다 느껴지는 우리 민족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그녀의 작품은 명작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그녀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에 우리는 귀를 기울이며 경청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이 책을 통해서 전하는 한 마디.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이 문장을 가슴에 새겨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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