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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행 - 때론 투박하고 때론 섬세한 아홉 남자의 여행 이야기
정영호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6년 6월
평점 :
여행기를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읽다보면 대개는 한 사람이 여행을 갔다가 느낀 에세이가 대부분이곤 하였습니다.
무언가 색다른 여행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경우 눈길을 끈 점이 다양한 사람들이, 특히나 남자들만의 여행기가 적혀있다고 해서였습니다.
남자들만이 느끼는 감성......
무언가 거칠고 무덤덤할 것만 같은 여행기......
하지만 그들만의 여행은 그 나름의 색깔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 나온 남자들은 9명이었습니다.
그들을 전부 알지 못하였기에 더 그들의 글에서 느껴질 감성들이 궁금하였습니다.
또 독자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을까봐 책의 첫 장에서 편집장은 우리에게 눈과 귀를 열어서 보아달라고 하였습니다.
목차 역시도 '남자'다움이 느껴졌습니다.
군더더기가 없고 무심히 적혀있는 듯한 주제들이었지만 그 내용은 읽을 때마다 색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무한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관심이 갔던 내용은 <PART 4 여행 같은 삶에 대하여>였습니다.
손명주씨가 쓴 글에서 우리가 여행하는 이유를 설명하였는데 저 역시도 공감되었습니다.
특히 여행이 그렇다. 지난 여행이 남겨 놓은 여운의 밑바닥에는 어느새 다음 여행을 향한 설렘이 자리 잡는다. 그래서 일상이
지루해지면 지난 여행을 떠올리다가 또다시 여행을 계획한다. 여행을 마치면 어김없이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고, 그 일상이 다시 지루해질 걸 알면서도
또 여행을 계획하고, 그 힘으로 또 일상을 살아간다. 그것이 여행이 안겨주는 설렘의 중독성이다. 지독히도 강한. - page
160
그리고 마지막에 그의 울림이 섞인 문장......
삶이 마치 여행 같기를. - page 170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여행을 하고 있고 그가 전달한 이야기는 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마지막 장을 장식하고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그들의 이야기는 진정성이 담겨 있었고 '남자'들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그 무심한 듯한 문체들이 화려한 문체들보다 잔 여운이
남았었습니다.
또하나 사진에서 느껴지는 묘한 그리움과 여운은 고스란히 독자들의 몫이 되어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때론 철없는 아이같은,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장'이라는 책임감을 지니고 세상이라는 곳에서 살아남기위해 '미생'이 되어간 남자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괜스레 그들의 어깨에 있는 짐들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도 들었습니다.
굳이 '남자'에 집중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조금의 여유를 전달해 주고자 하는 편집자의 마음이 느껴졌고 굳이 위로를 해 주지는 않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위안을 준 작가들에게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책장을 덮고나니 나의 남자에게 말없이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