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남자, 버스 타는 여자
박정규.신혜숙 지음 / 마음지기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전거'와 '버스'.

하지만 더 눈에 띈 것은 서로 각각의 책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남자와 버스 타는 여자는 마치 두 권이 서로 엇갈려 읽는 독자들에게 2권의 책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하였습니다.


우선 『자전거 타는 남자』를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대중교통 출퇴근'에서 '운동 출퇴근'으로 전환하면서 예전의 뜨거운 에너지를 다시금 느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수단이 '자전거'.

그가 지나가는 곳곳마다 다른 이동수단으로는 느낄 수 없는, 오로지 자전거여야지 느끼는 감성들이 물씬 담겨있었습니다.

조금은 느림의 미학.

그 속에서 마주하는 사람들, 자연들, 그리고 그의 모습......

그의 글에서 이 문장이 와 닿았습니다.

그래, 처음엔 길이 없어 보이더라도

큰길, 좋은 길이 아니더라도

첫발을 내딛는 순간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아무리 험난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길도

한 페달 한 페달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도착한다는 것을 믿고 나아가자. - page 107

이 문장은 지쳐있었던 제 영혼에 한 줄기 빛을 선사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을 바라보면서 내 미래는 깜깜한 눈 감은 상태라고 주저하고 있었는데 마치 그가 저를 위로해 주기 위해 토닥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버스 타는 여자』를 읽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글이 땀이 묻어 있고 그래서 더 생생한 감동이 있다고 하였지만 제가 읽기엔 그녀에게서는 그녀만의 특별한 느낌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이 문장이 좋았습니다.

내 마음이 깨어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지.

그럴 땐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

그리고 밖으로 나가 살아 있는 것들의 찬란함을 느껴.

잔잔하게 부는 바람결과 나뭇잎의 바스락거림을

놓치지 않고,

갓 피어나려는 꽃망울의 기특함과

하늘의 청명함을 가슴에 한가득 담는 거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나를 향해 열려진 선물이라는 것을 상기하면서....... - page 156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뭐 그리 바쁘다는 핑계로 내 자신에게 소홀했는지 괜스레 미안했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는 바로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가까운 커피숍에 이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책이 교차하는 부분에선 두 작가분의 환한 미소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의 미소만으로 왠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책에선 이렇게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것.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다.

우선 나를 사랑하는 일부터 해 보고자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