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다 - 혼자여서 아름다운 청춘의 이야기
신혜정 글.그림 / 마음의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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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세상을 오랫동안 지배할 듯 하였는데 어느 덧 꽃봉오리들이 올라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봄의 기운.

봄을 알리는 개나리를 시작으로 이제는 벚꽃까지 우리들에게 인사를 하니 저절로 미소를 띠게 해 줍니다.

봄바람으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 시기.

괜스레 봄바람같은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이 책.

『흐드러지다』 

책의 표지부터 '봄'에 어울렸고 책의 프롤로그의 이 문장이 좋았습니다.

세계의 공기를 느끼며 잠시 흐드러져 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는 시간을, 우리는 스스로에게 얼마나 허락하고 있을까. 여행은 나에게 그런 시간을 허락했다. 시간 앞에, 홀로, 찬란하게 흐드러졌던 시간들. 이 책은 그런 이야기이다. - page 5

그녀와 함께 저 역시도 함께 흐드러져 보고 싶었습니다.


<우연, 하다>를 읽다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습관처럼 우연에 기댈 때가 있다.

여행은 이러한 우연의 연속이다.


그래서 가끔 나는

'여행하다'를 '우연하다'로 읽곤 한다.

마치 오래전 떠나왔던 집으로 돌아가듯,

나는 방을 확인하자마자

그 집에 짐을 풀었다. - page 43

'우연'이 여러번 겹치면 '인연'이 된다는 말이 뜬금없이 생각났었습니다.

저에게 여행이라 함은 색다른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통해 여행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배워갑니다.


<언젠가 당도할 바람에게>에서도 인상깊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내가 발음한 단어들이

나를 그곳으로 안내할 것이다. - page 184

이 말을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아쉬운 마음으로 언젠간 마주할 것들에 대해 자그마한 소리로 발음해 보았습니다.


짧지만 짧지않은 글들.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들이 많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이 떠올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삽화는 화려하지 않기에 오히려 이 글들과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문장을 완성해 주었습니다.

'흐드러지다'

이 말이 주는 뉘앙스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과 함께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흐드러짐'으로 읽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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