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이야기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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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황경신'작가님 네임으로 믿고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생각이 나서』였습니다.

그때 그 책은 자그마한 자극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말 그대로 '한뼘노트'처럼 길지 않은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너무나도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마음에 새겨졌던 문구.

삶이 허락하는 한 삶 속에서, 빛이 허락하는 한 빛 속에서, 가난하고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 속에서 그렇게 흔들리다가 언젠가 죽음과 어둠이 나를 더 사랑하는 날이 오면 조용히 복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일. - page 152

그녀의 노트를 또 다시 접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서슴없이 받아들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하나의 이야기마다 깊은 여운이 남아 읽는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습니다.


첫 장의 이야기부터 초콜릿처럼 달콤하게 다가왔습니다.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코끼리>는 마치 동화처럼 다가와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여 주었습니다.

"코끼리야, 기억해. 이 세상에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하면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아. 우린 지금 막 그중 한 가지를 해낸 거야." - page 18

이 문장이 저에게도 용기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코끼리처럼 저 역시도 조금은 과한 꿈을 꾸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조금씩 도와주고 있기에 용기를 내어 그 꿈을 이루고자 하기 때문이어서 이 이야기가 더 인상 깊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왼손을 위한 파티>는 어른들에게 하는 충고와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른이란 뭐든 어설프게 분석부터 하고 보는 동물이어서, 그런 동화 같은 일은 도무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물건을 알아맞히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불이익은 없기 때문에 파티를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 page 157

"왼손을 위한 장갑입니다. 그걸 왼손에 끼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지금 당신한테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마음의 눈이 흐려질 때 사용해보십시오." - page 161

아마 어른은 오른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전부인냥 판단하고 결정하기에 이제와 수많은 오류를 경험하게 되고 그로인해 좌절과 실패라는 것을 맛보았다고 할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런 것 같아서 괜스레 왼손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마도 왼손을 위한 장갑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책의 제목처럼 초콜릿처럼 때론 달콤하고 때론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마지막 장의 <초콜릿 우체국>에 저 역시도 초콜릿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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