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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
차현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1월
평점 :
'사랑'이라는 감정만큼 따스함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단어만으로도 느껴지는 그 감성.
그래서 '사랑'과 관련된 책을 찾으며 읽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이 책은 연예인들의 추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김이나' 작사가가 쓴 추천사는 저에게 이 책을 읽게끔 하였습니다.
사랑을 다룬 에세이는 어쩐지 '연애'를 '실체 없는 비누 냄새나는 무엇'으로 다루는 것 같다는 편견을 깨어준 고마운 책. 탄탄한 이성을 갖춘 작가가 관찰하고 복기해낸 '연애'의 모습은 파스텔 빛의 추상이 아닌 핏줄이 싱싱하게 보이는 생살이다.
사실 '연애'에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항상 파스텔 핑크색만이 연상되곤 하였습니다.
그들의 연애는 현실의 나와는 달랐고 언제나 마지막엔 해피엔딩으로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보듯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였기에 그저 동경만 하게 되었고 현실의 나에게 불만을 품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마치 현실 속의 우리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여서 감정이입이 되곤 하였습니다.
8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 그 이야기들마다 담겨 있는 사랑의 느낌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었지만 마지막엔 빨간색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빨간실을 서로에게 묶어놓았지만 엉켜있어서 그것을 풀기 위해 다가가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같아서 고개를 끄덕이게끔 하였습니다.
'연애'를 하게 되면 마지막엔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하곤 합니다.
<어느 만큼 가야, 결혼이라는 걸 하는 걸까?>
누구나 가지는 궁금증일 것 입니다.
저 역시도 그랬었고 그에 대한 해답은 막연한 것이었기에 답답하기만 했었습니다.
어느 정도를 좋아해야 결혼이라는 것을 하는 걸까?
그 마음을 재볼 수 있는 계량기라도 있으면 좋겠다. - page 198
책의 그 남자에겐 자신의 공식이 있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답이 딱하고 나와 있는 사람.
그런 그를 저 역시도 존중합니다.
나 이대로 괜찮은 건가? - page 201
이 질문은 결혼 뿐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평생에 하는 질문이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고군분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을 보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이 아니었다.
둘만 있는데도 아무도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이면 안 되는 우리였다.
그 무엇도 우리에게 사랑을 권유할 수 없었다.
남녀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의리'조차도. - page 287
동화와 같은 해피엔딩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집을 벗어나니 해방감을 느꼈다는 그녀에게서 진정한 '연애'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연애'가 '정'이 된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서로를 바꾸어주는 힘, 그런 게 바로 사랑이 아닐까?
우리는 매일 '변화'를 기다리며 살아가니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아니 만나져버린다는 건
인생에서 가장 멋진 행운이라 생각한다.
도쿄타워 곁에 서서 이 글을 쓴 그녀에게 덕분에 그 행운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 곁에서 "노력해보자."라고 말해주는 나의 그 사람.
그 사람이 있기에 저 역시도 인생의 가장 멋진 행운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