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여행중독 - 여행의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사소하면서도 소소한 기록
문상건 글.사진 / 더블:엔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겨울엔 어딜 돌아다니고 싶어도 선뜻 돌아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워낙 추위도 많이 타고 그래서 여행은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가곤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이 책.

이 책은 카오산로드에서 훈자마을까지 6개국 35개 도시를 돌며 만난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다고 하여 그를 통해 여러 곳을 여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 보혐회사에서 근무를 했다고 합니다.

일이 익숙해질 때쯤 다가오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스물아홉 겨울에 사표를 내고 다시 찾은 직장 역시도 자신의 영혼까지 만족할 수 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고 여겨 두 번째 사표를 내고 이번 여행책의 여정을 갔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용기는 결국 자신에게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하였고 많은 사람들과의 낯선 만남과 그 나라의 느낌으로 그의 영혼은 점차 자신으로 다가와 그의 삶을 채워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의 영혼마저 치유되는 느낌이 들곤 하였습니다.


책의 소제목들을 살펴보면 여행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고독>, <사춘기>, <자기애>, <고해> 등.

마치 에세이같이도 느껴져서 여행지의 느낌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춘기>에서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늦어도 좋은 일이 있다. 목표지향적이 아니라 소거법을 쓸지도 모른다. 하나씩 지울수록 더 가까워졌을 거라는 위안이나 평안.

사춘기처럼 순수한 외침을 못할 이유가 없다. - page 73

늦었다고 느낄수록 후회만 쌓이는 줄 알았는데 좋은 일도 있다고 알려주니 그의 말처럼 나의 지난 날을 회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씩 지울수록 더 가까워졌을 거라는 것은 무엇인지......

시간의 흐름만큼 경험이 쌓이고 노련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나의 아버지>의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파키스탄이라고 하면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에 여행은 하지 못할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테러리스트들이 있기에 그 나라의 모든 이들을 그처럼 생각했기에 더욱 그 나라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글에서 제 생각의 오류를 밝혀주었습니다.

"Moon~내 택시 안에서 마음껏 먹고 마셔도 돼. 내가 믿는 신은 나의 아버지야. 너의 아버지가 아냐. 너는 따르지 않아도 돼. 나의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쳤어." - page 137

택시 운전기사마저도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데 왜 그동안 저만의 결단으로 그들을 판단하였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종교에 대한 사상은 제 가슴에, 제 머리에 작은 경종을 내렸고 꼭 대단한 위인들만이 멋진 스승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의 책을 읽다보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의 이야기나 생활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화려한 문체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욱 그들의 이야기가 마치 내 주변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다른 나라라고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몇몇 나라에 대한 저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어주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도 있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길지 않은 이야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였습니다.

그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저 역시도 바라보게 되니 책장을 덮는 순간 괜스레 마음이 착해지는 듯 하였습니다.

무언가 치유를 받는 듯한 느낌마저 들어서 한동안 기분 좋은 상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의 착한 여행이 저에게는 더 착한 여행으로 다가와서 그가 다음에 쓸 책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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