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6일간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표지에서 느껴지듯이 등산과 관련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6일간의 등산 중에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마흔 살을 눈앞에 두고 문예지의 부편집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함께 살던 남자와 3년 전 헤어진 후 오직 일에만 몰두하고 있지만 하루하루 쌓여가는 스트레스로 삶에 대해 지쳐있을 때 친한 동료의 권유로 시작된 등산!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녀는 혼자서 등산을 가기에 이릅니다.

그녀의 등산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자신과의 대면을 위해, 힐링을 위해 가는 것이기에 짐도 나름 가볍게, 마치 여행을 가듯이 꾸리고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등산에서 우리들이 삶을 대해야 하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부품 하나가 떨어져 나가면 작동이 안 되는 물건도 있다. 반대로 없어져도 어떻게든, 어떻게든-작동하는 물건도 있다.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많은 세상이다. 사생활에서도 회사에서도. 인생이란 나라는 존재가 마침내 멈출 때까지 마음의 부품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또 떨어진 걸 줍기도 하면서 계속 걸어가는 것이다. - page 63

이 말에서 나라는 존재 역시도 계속 걸어가는 인생길에서 어떻게든 작동하는 물건이 되어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작동이 멈추게 된다면......살아가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겠지요.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헤매고 있는 곳에서 옆으로 조금 벗어나본다.'

 그런 제혜를 산이 알려주었다. 그로부터 5년. 시간의 흐름은 많은 것들을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모든 게 이미 멀어진 감정이다. 그의 이름을 들어도 마음이 격렬하게 요동치는 일은 이제 없다, 고맙게도. 그래도 흠칫했던 것은 내가 인간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 page 123

인생이라는 길에서 헤메고 있을 때.

방황하지 않고 조금은 쉬어간다는 것, 헤매고 있는 곳에서 옆으로 벗어나 본다는 것.

휴의 의미를 깨닫게 되지 않을까......


꿈에는 색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감수성이 강한 사람은 색이 있는 꿈을 꾼다. 예술가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나도 꿈에서 파란색과 빨간색의 선명한 색깔을 몇 번 본 기억이 있다. 이 시에서는 냄새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순히 꿈과 냄새라기보다 결핍에 대한 시다. 모든 게 갖춰진 인생을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누구라도 부족한 부분을 꿈속에서 채운다. - page 197

새삼 제 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꿈은 어떤 색을 간직하는지.

저의 부족한 부분을 꿈 속에서는 채워졌는지.


이 책을 덮고 그녀가 또 다시 평범한 일상속으로의 등산이 시작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를 따라 저 역시도 등산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흔히들 등산에 대해서 이런 말들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자연 앞에서 겸손해 질 수 있는 게 등산이다. 바닥을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 것.

그리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 역시도 등산이다.

과연 이 말이 이 책과 어울림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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