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책의 띠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다.

"세상의 마지막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길 비밀 선물!"

이 문장이 이 책의 내용을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주인공 '데이지'라는 여성은 유방암 환자였다. 그 당시에는 항암치료를 통해 완치가 되었고 기념 파티도 열었었다. 하지만 '암'이라는 존재가 어떠한가! 또 다시 재발하게 된 것으로 이 소설은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의사의 오진일 것이야!'라며 자신의 병을 부정하기 시작한다. 그럴것이 6개월마다 병원에 가서 혹시나 재발할까봐 검사도 받을 땐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금 찾아갔을 땐 이미 암이 전이가 되어 치료를 한다해도 예전처럼의 완치가 아닌 조금이라도 생을 연장하는 정도일 뿐, 그녀에게는 짧은 4개월이라는 혹은 6개월이라는 시한부 인생만이 존재하게 된다.

이런 선고에 그녀는 조금은 담담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병원 결과를 듣고 편의점에 가서 이상한 말을 건넨다던지, 이 사실을 곧장 알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뜸을 들인다던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녀의 남편 '잭'은 그녀를 위해 병에 대한 정보를 여러 곳에서 알아보고, 항시 그녀에게 대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과연 이런 남편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에게 지극정성인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이야기는 '암에 걸린 부인에 대한 남편의 보살핌'으로 이어지지 않고 데이지가 잭을 위해 그의 남은 생을 같이 보낼 동반자를 구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특히나 후반부에선 데이지가 잭을 멀리하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나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에선 독자의 입장에서 더 가슴이 미어지게 되었다.

367페이지의 하단부에 이런 말이 있었다.

"사랑해." 너무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급하게 말한다. 이누이트족에게는 사랑을 의미하는 단어가 열여섯 가지라고 들었는데 바로 이 순간을 위해 그 말을 다 암기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잭, 사랑해."

이 말이 더 애절하게 들리는 것은 나 뿐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많은 단어가 필요없는 말, 그래서 더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사랑해."라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녀의 마지막 순간은 너무나도 평온한 일상의 마무리로 끝이 났다.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죽기 전에 구구절절하지 않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읽는 동안에 데이지의 심정에 이입이 되어서인지 처음에는 그녀의 태도에 놀라웠지만 점점 그녀를 이해하게 되었고 마지막 순간에는 눈물을 대신해 그녀에게 영원한 안식을 빌게 되었다.

잔잔한 스토리,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인 '죽음'에 대해 그동안 난 어떻게 생각했는지, 나라면 어떻게 마무리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뒷표지를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그가 진짜 나를 기억해주기를!

그가 사랑에 빠졌던 나를!"

나 역시도 결국엔 사랑하는 이에게 좋은 모습으로 간직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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