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은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시민 여러분께 불안감을 안겨 드리는 보도가 나간 점에 깊이 사죄드립니다. 그 건에 관해서는 저희도 전력을 다해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아침부터 요네자키현 경찰청 홍보과 전화기 여덟 대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벨이 울립니다.
그 이유는
'히라이시 여대생 스토킹 살인 사건, 경찰은 사건 수사는 뒷전이고 워크숍을 갔던 것으로 밝혀져'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한 여대생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스토킹 피해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신고 접수를 미룬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찰 조직은 거센 비난을 받게 되었는데...
"진짜 문제는 수리한 시기가 아니야. 관할서 녀석들이 수리를 미루고 워크숍을 갔던 사실이 어디서 샜느냐는 거지."
도가시의 옆자리에서 다카하시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이건 지역 신문인 요네자키 신문, 한 군데에서만 단독 특종을 낸 기사입니다. 경찰 내부 사람이 흘린 게 분명합니다." - page 14
홍보과에 일하는 '모리구치 이즈미'는 순간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요네자키 신문 기자 '쓰무라 지카'
고등학교 동창으로 둘이 만나면 일 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고 옛 추억과 연애담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고등학생 시절처럼 거리낌없이 속마음을 털어놓았는데...
"진짜야. 진짜 내가 안 썼어!"
지카는 간절히 호소했다.
...
이즈미는 지카를 정면으로 쏘아봤다.
"나도 너를 믿고 싶어. 그렇지만 상부에서 자신들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비밀을 매스컴에 흘리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그러니까 내가 실수로 내뱉은 말을 네가 듣고 기사를 썼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 page 34 ~ 35
워크숍 기사가 신문에 보도되기 이틀 전, 이즈미와 지카는 같이 밥을 먹었고
이즈미는 형사에게 받은 과자가 맛있어서 그 과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워크숍 시기를 무심코 말하다 그만...
지카에게 입단속을 단단히 시켰었는데......
"이 일에는 뭔가 내막이 있는 것 같아."
...
"아직은 말 못 해. 어쩌면 단순히 내 착각일지도 모르고. 그래도 조사해 볼 가치는 있어."
"그러니까 뭘 조사한다는 거냐고."
지카는 숙였던 고개를 들고 이즈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네가 나한테 찍은 배신자라는 낙인을 기필코 지우고 말겠어." - page 41
대체 뭘 조사하려는 걸까...
내막이라는 건 또 뭘까...
워크숍 기사가 신문에 실리고 일주일이 지났는데 또다시 창밖이 떠들썩합니다.
"무슨 일이랍니까?"
"망자가 나왔다는군."
사무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망자란 시체를 뜻한다.
"히라이시 우에노강 하류에서 여자 시신이 발견됐어. 현재로선 사고인지 자살인지, 혹은 범죄성이 있는지도 불분명하대. 일단 의문사로 보고 수사1과와 감식반이 출동했고, 기동 수사대도 그쪽으로 가고 있다는군." - page 45
알고 보니 강에서 발견된 시신은 요네자키 신문의 쓰무라 지카 기자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찍힌 배신자라는 낙인을 지우고 말겠다며 투지를 다지던 지카가... 왜......
"문제는 요네자키 신문이 워크숍 기사를 내보낸 다음 날부터 사체가 발견되기까지, 그 일주일 동안 쓰무라의 행적이 파악이 안 된다는 거야."
친구의 말을 믿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은 이즈미는 지카가 죽기 전 무엇을 쫓고 있었는지 하나씩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건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조직이 감추려 한 진실, 서로 다른 정의를 좇는 사람들, 그리고 국가의 안녕이라는 이름 아래 외면된 한 사람의 삶의 모습
이 드러나는데...
'벚꽃'이라는 암호명 뒤에 숨은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