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이 자신의 피와 눈물로 써 내려간,
인류가 남긴 가장 지혜로운 보물지도이자, 인생이라는 막막한 바다를 항해하는 우리를 위한 완벽한 나침반인
『사기』
『사기』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책을 잉태한 사마천의 고통스러운 내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흉노에 항복한 장군 이릉을 변호하다 황제의 노여움을 샀고, 사내로서의 존엄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궁형이라는 치욕을 겪은 그.
자신의 일그러진 육신을 먹으로 삼아,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역사가의 자존심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연민을 담아낸...
'인간'이라는 미지의 대륙을 탐험한 거대한 인류학적 보고서인 『사기』.
역사를 입체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전체 130편, 약 52만 자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을 다섯 가지의 독특하나 체계로 나누어 설계했다고 하였습니다.
그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열전 70편을 이번 책에서 다루었고
여기엔 제왕과 제후를 위해 일한 인물들의 삶을 다루며
역사를 움직이는 진정한 동력은 제도의 틀이 아닌
'인간의 의지'와 '선택'
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책은
PART 1 야망과 처세: 판을 읽고 기회를 잡는 방법
PART 2 권력의 민낯: 부귀영화와 뒤틀린 욕망의 끝
PART 3 리더십과 용인: 사람을 얻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PART 4 신념과 의리: 시대를 거스르는 불멸의 가치
PART 5 전략과 통찰: 난세를 돌파하는 사유의 힘
PART 6 경계인의 초상: 외면받은 영웅과 시대의 이면
PART 7 인생과 허무: 인간 존재의 본질과 마주하기
70편의 열전을 현대적 관점에서 압축해 일곱 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며 우리에게 던진 질문...
나는 어떤 사람을 알아보아야 하는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그리고 결국,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시간을 거슬러 오늘의 우리에게도 울림을 선사했던 그.
그 '어떻게'의 해답이...
여전히 어렵다고 할까......
아무래도...
정상에 오를수록 바닥을 보지 못하는 야망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되는데...
《이사 열전》에서의 이야기.
초나라 상채의 청년 이사는 군청의 하급 관리로 지내던 어느 날 관아 뒤편을 지나가다 쥐들을 바라보며
"사람의 현명함과 어리석음도 쥐와 같아서, 결국 자신이 어떤 환경에 놓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며 스스로에게 말하며
비천하고 궁핍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일은 단지 운이 나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가두는 수치라며 자신이 설 자리를 찾아 올라갑니다.
그는 법가의 엄격한 통제를 통해 진시황의 천하 통일을 도왔으나, 통일 후 분서를 주도하며 지식과 사상을 탄압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결국 자신이 만든 법의 냉혹한 논리와 권력의 암투에 의해 비참한 면문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는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것보다 권력의 속성을 알고 그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며, 명분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가치임
을 이야기하는데...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던 건 현재 우리의 모습도 그렇기 때문이었던 걸까...
人之賢不肖譬如鼠矣, 在所自處耳!
인지현불초비여서의, 재소자처이!
진정한 어른의 품격을 일러주었던 《전숙 열전》
화려한 조정 무대 뒤에서 묵묵히 의리를 지키고 직언을 통해 군주를 바로잡았던 전숙의 생애는, 사람을 읽는 힘이 결국
자기 자신의 흔들리지 않는 중심과 상대를 진정으로 위하는 강직한 마음
에서 비롯됨을 가르쳐 주었는데...
스스로를 다스리는 엄격함과 타인을 배려하는 장자다운 너그러움, 즉 어른의 품격이 더없이 필요한 요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자신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응시하고
자신만의 중심을 잡는 냉철한 성찰과 현실 감각의 조화
유연함과 단호함의 조화가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하다고 일러주었던 사기열전.
사마천이 치욕을 견디며 끝내 지켜온 기록.
그의 외침은 또다시 흔들리는 우리들에게 나침반을 선사해 주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