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문학에 빠진 소년들 - 남고딩이 사랑한 문학 시간
홍경님.변효진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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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을 보고 조금은 놀랐다고 할까?!

제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랬습니다.

남고...

책이랑 매칭이 안 되었던......

(죄송합니다......!)

​

하지만...

그들의 열정에 제 고개는 한없이 숙여지게 되었고...

오히려 그들에게서 본받게 되었습니다.

​

두 문학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간 문학 수업!

저도 간만에 수업에 참여해 순수하고도 멋진 열정을 불태워봅니다.

​

문학과 가장 멀어 보였던 남고딩들이

문학을 통해 질문하고, 생각하고, 연결하고,

마침내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

다른 생각에 대한 혐오와 배척이 넘치는 이 시대에,

서로를 존중하고 따뜻하게 응원하며

두 문학 교사와 남고딩들이 함께 만들어 간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랍고 감동적인 문학 수업

​

『이렇게까지 문학에 빠진 소년들』

1997년 어느 문학 수업.

이청준의 소설 「병신과 머저리」를 두고 아이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대해 두 조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견해를 보이는데...

​

"(소설 속에서) '형'은 본인의 소설에서 밝힌 것처럼 관모를 죽였습니다. 결말에서 형이 보았다는 관모는 형의 의식이 만들어 낸 환상입니다. 또는 버젓이 세상을 활보하는 또 다른 '극악한 관모들'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

"저희는 형이 직접 쓴 소설 내용과는 달리 실제로는 관모를 죽이지 못했다고 봅니다. 악인을 속수무책으로 방관했던 현실을 소설 속에서나마 응징하고, 형은 자조적인 마음으로 소설을 불태운 것이죠. '병신과 머저리'는 형의 깊은 자책감을 투영한 제목입니다."

​

수업 종료 종이 울리고도 멈추지 않았던 토의는 결국...

​

"우리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작가는 실제 어떤 의도로 쓰셨을까? 너무 궁금해."

"진짜 알고 싶다! 작가님께 여쭤볼까? 선생님! 저희, 그래도 돼요? 어떻게 하면 되죠?"

"그래, 편지를 쓰자! 너희의 토의 내용도 정리해서 같이 보내 드리자. 난 너희의 이 멋진 의견들을 작가님께 들려 드리고 싶어."

​

그렇게 스물여덟 살의 문학 교사와 그의 첫 제자들은 작가 이청준에게 편지를 보냈고

실제 A4 2장 분량의 답장을 받게 됩니다.

이 경험은 아이들에게도 문학에 불을 붙였고

자기들끼리 여러 문학 모임을 만들어 글을 쓰고 '동인지'를 만들어내는 등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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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고딩들'이 문학을 통해 질문하고, 생각하고, 연결하고,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과정

​

을 통해 우리에게

​

'문학의 힘'

​

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

이 문학 수업이 의미 있었던 건

​

우리가 주목한 것은 천천히 깊게 읽고 사고하는 과정이었다. 우리는 아이들이 빠르게 정답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질문을 붙들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작품을 오롯이 읽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것, 그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고, 토의를 통해 타인의 관점과 마주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지향한 문학 수업이었다. 교과서 작품 이외에도 추가로, 지금 여기 열여덟 살 아이들이 삶과 맞닿은 '타인을 이해하는 자세' '공감과 위로' '상처와 성장' 꿈과 진로' 등의 주제를 문학 작품을 통해 나누고 싶었다. 특히 소설은 발췌 수록이라는 교과서의 아쉬움을 넘어 반드시 전문을 읽으며 인물과 서사를 이해해 보려고 했다. 이를 위해 열 편의 소설과 서른세 편의 시를 선별하여 작품 전문과 질문을 실은 별도 교재인 「꿈꿀 권리」를 구성했다. - page 16

​

입시 위주의 수업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특히나 요즘은 AI가 바로바로 답을 만들어주기에,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데 이런 수업을 마주하게 된다면...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며

소통하는

그야말로 인간다운 본질을 지켜줄 수 있는 수업이기에

이 수업을 받았던 그들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

하나의 문학 작품이지만 개개인이 다르듯이 문학에 접근하는 방법도, 그에 따른 해석도 여러 가지였습니다.

그동안 저는 한 작품에 한 길만을, 그것도 잘 정리된 지름길만을 보고 걸었다면

그들을 통해 미처 가보지 않았던 길을 알게 되었고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렇게 나를 둘러싼 주변을 깊고도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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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의 「변희봉」이 건넨 위로.

이번에 알게 된 이 책이 정에게도 격려와 위로를 건네주었는데...

소설 속 현실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데, 오직 만기만 알고, 만기의 눈에만 보이는 변희봉.

사실 만기는 아내와도 이혼하고, 아버지 병원비에 사채 빚까지 떠맡지만 꿈을 찾겠다며 연극을 하는데

어느 날부터 그가 '배우 중의 배우'라며 존경하는 변희봉이 나타나며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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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만기에게 위안이 되는 역할이 있긴 했다. 막이 바뀌는 동안 캄캄한 무대 위에 세트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소품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외우고 이동선을 계산해서 움직여야 했다. 야광 스티커 몇개가 희끄무레하게 붙어 있는 캄캄한 무대 위에서 만기는 배경과 소품을 바꾸어 다른 공간을 만들어냈다. 말하자면 아무도 볼 수 없는, 보여서는 안되는, 그런 역할이었다. 만기는 묘하게도 그게 좋았다.

_ 「변희봉」 54쪽

​

관객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역할이지만,

극의 완성에 일조하고 극 전체를 빛나게 하는 이 역할을 좋아하고 만족해하는 만기의 모습...

​

인생은 왜 빛이며 죽음은 왜 어둠인가. 삶은 오히려 어둠의 편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_ 「변희봉」 73쪽

​

이에 대해

​

효상: 동윤이 말대로 만날 수 없는 빛이란 희망이 아닌, 오히려 고통일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홈런 볼에서 엿볼 수 있었던 빛에 대한 가능성을 통해, 만나기 힘든 빛의 속성이 오히려 그 가치와 의미를 더 부각해 준다고 생각해요. 만기의 인생을 돌이켜 본다면 전체 삶 중 빛이 환하게 비치는 순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 그래도 만기는 고통받고 힘들어도 그 빛을 얻기 위해 어둠 속에서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만약 빛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었다면 우리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노력하진 않을 것 같아요. 어둠 속의 빛은 더 환하게 빛납니다. 저는 빛은 얻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소설은 우리에게 어둠 속을 애써 살아가는 수많은 만기,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들, 우리 모두에게

​

희망은 끝까지 우리 곁을 날아다닌다

​

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었는데...

이 소설...

저도 한 번 읽고 그들의 토론에 다시 참여해 봐야겠습니다.

​

그리고 같이 울컥했던

오은 「그곳」으로부터 '있었던' 것을 잃은 슬픔을,

윤제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부터 '있었던' 것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 그들.

그런데 그들이 하는 말이 참...

가슴 미어지게 했습니다.

​

"이 시의 슬픔의 이유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너무너무 슬퍼서 오히려 일부러 명랑하게 행동하는 거, 저희는 이 마음 잘 알아요. 슬퍼도 명랑하고, 속이 상해도 명랑하고, 좌절해도 명랑하고……, 남자는 그러고 삽니다."

"저희가 항상 명랑해 보이지만, 그 명랑이 단순한 명랑이 아니라고요."

"비트 있는 마이너죠. 몸은 흔들고 있는데 슬픈 거요."

​

부디 슬픔으로부터 온기가 다시 채워지길...

그렇게 조금은 아프더라도 성장하길...

​

시작이 있다면 끝이 있기에...

문학 수업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졸업하고 이십 대가 된 그들에겐 끝이 아닌 'to be continue' 였음에...

그중에서도

​

문학 수업을 끌어당겼던 공대생: (중략)

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꿈, 저는 그걸 경험했습니다. 문학 수업은 저를 끌어당겼고, 저도 문학 수업을 끌어당겼습니다. 그것이 학생으로서의 '꿈꿀 권리' 아닐까요.

​

이 답에...

우리의 지금 교육의 방향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

'꿈꿀 권리'

​

이 단어...

지켜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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