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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읽고 말하다
아사쿠라 가스미 지음, 전화윤 옮김 / 현암사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서모임' 이야기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솔깃!
그런데...
모임의 회원 평균 나이가 85세라고 합니다.
와!
일 년에 한 번은 책태기 왔다고 책을 멀리하곤 했었고...
그냥 기분에 따라서 책 읽기 싫... 다..... 고 했던....
순간 숙연해졌는데...
20년간 이어온 초고령 독서모임.
그들의 모임에 초대장을 받은 건 아니지만...
슬쩍 모임에 들어가 볼까 합니다.
무기력의 늪에 빠진 젊은이와
할 말은 해야 하는 노인들
그들만의 독서모임의 막이 오른다!
『읽고 읽고 말하다』
첫 번째 노인은 오전 중에 찾아왔다.
"이야, 오랜만, 정말 오랜만입니다." - page 9
낡은 가정집을 개조한 찻집 카페 시트론에 한 노인이 들어옵니다.
토스트 샌드위치 세트 A를 주문한 뒤 "어? 다른 사람들은?" 하고 주변을 둘러본다.
"아직인가 봅니다."
노인은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더니 일어섭니다.
호치키스로 고정한 서류를 타원형 테이블에 서둘러 내려놓기 시작한 그는 자신을 포함해 여섯 명 분의 자리를 만드는데...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
그들의 모임 이름으로 도시 오타루에 사는 사람들이 인생이라는 언덕의 중간에서 책을 읽고 마음껏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으로 매달 첫 번째 금요일 오후 1시에 열리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바람에 한동안 불가피하게 쉬었고 올 3월 들어 다시 재개되었습니다.
그러니까 3년 만의 만남.
이 모임에는 여섯 명의 노인이 있었습니다.
최고령자는 92세, 최연소 멤버는 78세, 평균 나이 85세의 그들.
모두 지병 한두 가지쯤은 기본이고, 서로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쏟아내는 탓에 모임은 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매달 모여 함께 책을 읽고, 다음에 또 만나곤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명이 더 추가되었으니...!
카페 시트론의 사장 견 전 점장인 미치루 씨의 조카인 '야스다 마쓰오'.
미치루가 작년 4월 쉰 살의 나이로 재혼해 남편의 근무지가 이전하면서 하코다테로 이사하게 되면서 카페를 조카에게 인수인계하기로 했는데 자질구레한 카페 업무에 관한 설명 중에서도 미치루가 유난히 고심한 건 독서모임을 하는 노인들에 대한 사항이었습니다.
잘해드려야 해!
정각 1시.
드디어 정기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야단법석을 떨던 소란은 어느새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지고 회장의 미성만이 흘러나오는데...
"이거이거, 거의 1년 만에 만난 거네요.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의 정기 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
...
"그래서 말입니다만, 우리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도 올해로 드디어 결성 20년이 되어"
그렇지 않아도 슬럼프에 빠져 소설을 쓰지 못한 채 카페 점장으로 일하던 스물여덟 살의 야스다는 이 모임에 들어와 명예고문과 서기, 20주년 행사 책임자까지 맡게 됩니다.
그렇게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의 회원들이 구성되었고
이들은 한 권의 책을 정해 서로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들으며
야스다는 조금씩 그들에게 스며들기 시작하는데...!
야스다에게도 어떤 감정이 크게 일어났다. 무언가 꿈틀대기 시작했다는 감각이 전신에 들었다. 나는 지금, 이 이야기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가, 바로 정정했다. 우리는 지금, 이 이야기를 저마다 경험하고 있다. 낭독과 해석, 두 가지 '읽기'를 통해서, 라고 덧붙이자 '딩동댕' 하고 정답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 page 69
이들의 독서모임은, 20주년 행사는 잘 이루어질까...?!
적지 않은 나이...
"나는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아깝다구요, 시간이."
이 말을 서슴없이 내뱉던 그들.
그래서 더 이 모임이 그들에게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모임에선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할 수 있는...
그런 희망이 있기에 이 모임은 그 어떤 모임보다 더 아름답게 빛났고 계속 이어져야 했습니다.
그들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할까...
마냥 안일했고 조급했으며 답답함만을 느꼈던 나에게 연륜이 담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덕분에 위로를 받았다고 하면 건방진 걸까...
읽는 내내 '내려놓음'을 할 수 있었고 뭉클함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었습니다.
읽고,
읽고...
읽는다는 행위가 결국은 '인생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샌가 이 책을 읽은 저에게도 제 인생의 한 페이지에 기록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네 주변에서도 볼 수 있을 일상적인 이야기.
그래서 더 감동이었고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들의 독서모임이 계속되길...
저도 멀리서 응원을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