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짬뽕과 말러 교향곡 5번 특서 청소년문학 49
탁경은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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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이 재밌습니다.

'짬뽕'과 '교향곡'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은데...

(아니...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겁니다만...)

책 표지만큼은 시원하면서도 유쾌하게 느껴지는데...!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탁경은'이 선보이는

중학생들의 뜨겁고 서툴지만 시원한 여름방학 이야기!

라고 합니다.

'여름 소설'

벌써부터 상쾌함이 느껴지는데...

과연 열다섯 아이들의 여름은 어떤 모습일지 저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중학생의 여름은

원래 이렇게 이상하고 뜨거운 거야?

얼큰한 짬뽕처럼 뜨겁고,

한여름 바다처럼 시원하며,

클래식 선율처럼 섬세한

열다섯의 여름!

여름 짬뽕과 말러 교향곡 5번

개학 첫날 학교에 갔는데 하필이면 같은 반에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삐-. 날카로운 경고음이 귓가에 들린다. 그런데 하필이면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그 애가 말이 엄청나게 많고 시끄러운 애라면? 나와 닮은 구석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다면? 그리고 또 하필이면 그 애가 인싸인데다가 운동까지 잘한다면? 삐-. 다시 한번 부저가 울린다. Bad Luck! 한마디 망조다. - page 9

중학교 2학년 새 학기 첫날,

'정수인'의 평온한 세계에 불길한 경고음이 울립니다.

이름만 같을 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작은 공통점 하나 없는 '김수인'이라는 아이.

쉬는 시간에는 잠시도 앉아 있지 못했고 여러 무리를 천방지축 오가는,

방송부도 밴드부도 친구 관계도 뭐든 먼저 들이받는 인싸 중의 인싸 수인2(일단은 내 멋대로 나를 수인1이라 칭한다).

그에 비해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인 수인1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보단 혼자 짬뽕을 먹으며 클래식을 듣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네.'

특히나 시끄러운 교실보다는 고요한 등나무 아래가 편한 수인은 잠시 등나무 곁에 기대고 있었는데...

"이름이 뭐니?"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여러 개의 소리가 중첩된 것 같은 소름 돋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등나무 근처를 이리저리 훑고 있으니...

"나야."

목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등나무 가지들이 파르르 떨립니다.

"등이 아니라 손을 대 봐."

글쎄 등나무가 수인이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처음 내 곁에 왔을 때 난 알았지. 내가 기다려 온 존재가 너라는 걸.

근데 왜 이제야 말을 걸어?

나에 대한 네 마음이 차오르기를 기다렸어.

그러고는

김수인이 그랬어. 자기랑 이름 같은 애를 처음 본대. 네가 특별하게 느껴진대. 그래서 너랑 친해지고 싶대.

...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을 빛내 줄 또 다른 수인이 필요한 거겠지.

아직 모르겠어? 넌 독특하고 고유해.

독특하다는 건 뭐고 고유하다는 건 또 뭘까.

가뜩이나 시끄러운 속이 더 복잡해지는데...

수인은 클래식 음악, 짬뽕 다음으로 좋아하는 산책을 하던 중 누군가 엉겅퀴를 전부 뿌리째 뽑아 버리는 '살해 사건'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도 발견했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

생각하며 단골집 궁궐 짬뽕집에서 짬뽕 면발로 면치기를 하는데 한 아이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아빠, 얘 우리 반이니까 오면 잘해 줘. 면도 곱빼기로 주고. 알았지?"

"역시, 우리 리안이 친구라 남달랐구나."

우리 반 반장 '임리안'의 아빠가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다 엉겅퀴 사건을 파헤치겠다는 계기로 나(정수인), 임리안, 김수인의 단체 톡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단골집 궁궐 짬뽕이 전국 최고의 짬뽕을 가리는 대회에 참여하는데 수인도 뛰어들게 되고...

간절히 바라던 오케스트라 콘서트 대신 가게 된 작가와의 만남 등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수인이의 여름 이야기!

과연 서로 다른 이 세 아이들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중2의 여름은 원래 이렇게 이상하고 뜨거운 걸까?"

짬뽕 국물처럼 뜨겁게,

한여름 바다처럼 시원하게,

클래식 선율처럼 섬세하게

서툴지만 시원했던 이들의 이야기.

우리에게

이 세상은 너와 다른 사람들로 꽉 차 있어.

등나무의 목소리가 온몸을 통통 튕기며 퍼져 나갔다. 그 박동은 마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과 흡사했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친해지고 사랑하지. 너도 그렇게 될 거야.

과연 그럴까? 나와 비슷한 점이 하나도 없는, 완전히 다른 사람과 친해질 수 있을까?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잘 기다려 주렴.

누구를?

네 자신을.

등나무가 맑게 웃는 소리가 혈관을 타고 흘렀다.

누가 그랬거든. 사랑은 잘 기다려 주는 거라고. 우리도 그래. 씨앗은 기다림의 대가들이거든. 어떤 씨앗은 100년을 기다리기도 해. - page 54

이 세상은 너와 다른 사람들로 꽉 차 있어. 그러니 전부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봐.

그럼 나는 또 이렇게 물어보지 않을까?

이해되지 않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 어떻게 좋아하고 사랑해?

등나무가 기이한 목소리로 이렇게 대꾸할 것만 같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이해되지 않는 것도 받아들이게 돼. 저절로 말이지. - page 138

특별하다는 말과 독특하다는 말은 같은 걸까? 두 단어는 비슷해 보였지만 더 자세히 보면 분명 달랐다. 사람들은 독특하다는 말보다 특별하다는 말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과연 그게 더 좋은 걸까? 엄마와 아빠가 자주 말했던 '특별한 사람', '특출한 사람'이 꼭 되어야만 하는 걸까?

"누군가 나한테 말해 줬거든. 내가 독특하고 고유하다고. 그 말이 참 좋았어. 나만의 독특함이 있고 내가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라는 게. 그러니까 특별하지 않아도, 잘나지 않아도, 거대한 성취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 내가 나한테." - page 186

이미 너는 너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고유하고 특별하다

고 다정히 용기를 건네주었습니다.

사실...

이 말을...

지금의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이어서 그럴까...

살짝 울컥함이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나'라는 존재보다 누구의 엄마, 아내의 수식어로 가득했기에...

남들보다 뒤처져있다고 여겼던 저에게 건넨 손...

이제라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라 더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이들의 이야기.

나도 더 닫히기 전에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해야겠다...

다짐을 해 봅니다.

그리고...!

저만의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름방학 숙제>도 한 번 작성해 볼까 합니다.

음......

또 빈 종이만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는데...

우선 책에 있던

가슴이 두근거리는 순간을 기록하라.

를 쓰고...

아!!!

여름 햇살을 마음껏 쬐기.

이건 여름 한정이니까!

한 번은 피부 걱정 접고 온몸으로 여름이 가기 전 만끽해야겠습니다.

너무나도 뜨거웠던, 아니 아직도 뜨거운 여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뜨거움도 즐겨보는 건 어떨지...!

저는 이제 이 책을 아이에게 건네며 남은 여름방학을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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