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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도감
박우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고는...
사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떠올랐습니다.
혹시 그 연장선일까...?
호기심에 집어 들었던 이 책.
어떤 인간들이 그려져있을지......
"쿨한 척, 괜찮은 척, 어른인 척.
이제 그만할 때도 됐잖아?"
『인간실격도감』
밖에서는 세상 둘도 없는 효자인 척하지만 엄마의 부재중 전화는 못 본 척 넘기는,
친구의 기쁜 소식에 "축하해!"라고 댓글을 달지만 사실 배가 아파 잠을 설치는,
헤어진 연인이 불행하길 바라면서도 술만 마시면 그 사람의 프로필 사진을 훔쳐보는,
...
우리는 모두 완벽한 척, 괜찮은 척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엔 비겁하고, 찌질하고 엉망입니다.
차마 인정하지 못했던 감정들...
그 솔직한 민낯들을 보여주면서 저자는 우리에게
"그래,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위로해 주었습니다.
49개의 솔직한 민낯들.
그 속엔 내가 있었고 우리가 있었습니다.
쉬이 넘길 수 없었지만 결국 이 이야기들은
완벽하지 않기에 실격이라 했을 뿐 '인간'이라는 점
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나중에 내가,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다정히 건넬 인사가 생겼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꼽아보자면...
<한 번이라도 엄마에게 난리 친 당신이 봐야 할 만화>는
어릴 적 내가,
성인이 되었음에도 내가,
그리고 지금 내 딸이 나에게
했던, 하고 있는
가장 만만한 사람에게
쏟아부은
가장 날카로운 말들
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인간은 가장 가까운 사람 앞에서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 된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끄덕이고 있는 내 모습이 죄스러웠습니다.
부모님은 어떤 마음으로 그 칼날 같은 문장들을 받아 냈을까.
분명한 것은 그들의 침묵과 인내, 사랑이 없었다면
날 선 우리의 말이 지금처럼 누그러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어릴 때의 우리를 위해 부모님이 얼마나 먼저 닳아 없어지셨는지.
이제 그 위치에 서게 되어 알게 된...
더 이상 후회하게 될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딸아, 너도 나에게 너무 날카롭지 않았으면 좋겠... 다......)
그리고 <낭만을 잃어버린 당신이 봐야 할 만화>에서는
효율과 가성비 따지다
사라져 버린
인생의 반짝임
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저도 요즘 친구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보다 카톡이나 인스타그램 DM으로 주고받으며 한 해를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화면에 남겨진 친구의 'ㅋㅋㅋㅋ'.
친구가 정말 웃었을까?
이 문장을 읽고 뜨끔했습니다.
저도 그저 무심코 보냈었던...!
미숙한 나는 효율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보이지 않는 텍스트로도 관계가 충분하다고 믿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수한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낸다.
그것이 사실은 상대에게 닿지 못한 채
허공을 맴돌다 떨어지는 가벼운 마음이란 걸 알면서도.
오늘은 왠지 친구에게 카톡보다는 전화로 목소리를 들으며 만날 약속을 잡아야겠습니다.
간만에...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감정을 공유하며
서로의 존재를 반짝여봐야겠습니다.
작가님은 인스타에서 사연을 받고 함께 고민하고 답장을 건네주시고 계셨습니다.
그 마음이 참 고맙기만 했는데...
그 답장이 모여 이렇게 한 권이 책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제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많은 위로를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며...
오늘의 진짜 제 모습은 어떤지 마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