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이연두'
엄마와 아빠의 죽음 이후, 새엄마와 이복동생 보라와 살아가고 있습니다.
재개발에서도 비켜난 저지대 동네의 오래된 집,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서로를 온전히 돌볼 수 없는 환경과 폭력 속
동생 보라와 함께 학교에 가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로 집 옆에서 커피 향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 커피 향이...
왠지 삶이 업그레이드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먹기 위한 삶이 아니라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시간이 올 것 같은 막연한 기대 같은 것. 살아남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을 추구해도 될 것 같은 시간이 내 앞에 툭 떨어진 기분이었다. - page 22
새로움에 대한 설렘...?!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이상'이라 쓰인 작은 카페는 연두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연두에게 커피콩을 고르라며 시키면서 조용히 연두를 지켜보는 카페 이상의 주인 아저씨,
말 못 할 상처를 지닌 '유겸'
30년 전 헤어진 엄마를 찾으러 프랑스에서 온 파티쉐 지망생 '마농'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이규'
이들과 함께 연두는 조금씩 서로에게 새로운 바람을 선사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엔가, 나에게 사회복지사가 올지도 아니면 보라와 영원히 이별할지도 아니면 카페 이상과 헤어질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다시 학교로 간다.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다시 학교로. 나는 살아 있으니까. 살아 있어야 하니까. 살고 싶으니까. - page 215 ~ 216
연두를 보면서...
참 마음이 찡하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마음껏 사랑받아도 모자란데...
가난, 가족의 상처, 학교 안팎의 차별, 관계의 불안, 병과 죽음까지...
이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벅찬 세상 앞에 나였다면 진작에 주저앉았겠지만...
연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를,
그렇게 맞잡은 두 손으로부터 한 걸음 나아감을,
오히려 어른보다 더 용감했고 배워야 했습니다.
거창한 위로의 말은 필요 없었습니다.
말이 없자 유겸이도 말없이 곁에 앉아 있다. 같은 하늘, 같은 바람, 같은 나무 아래……,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마농이 한국에 온 것도 그런 거라고 했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바람을 맞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것. - page 180
그럼에도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건
내 미래를 기대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세찬 비바람을 맞고 있을 때 등 뒤에 따뜻한 모포 한 장이 날아와 감싸 주는 기분이었다. 내가 뭐라고, 나 따위가 무엇이라고. - page 214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계속 살아갈 수 있다고
저자는 다정히 우리에게 위로를 선사해 주고 있었습니다.
뭉클...
덕분에 저도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을 살아 낸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거면 됐어...
마음껏 저를 안으며 그 기운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건네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