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화바이룽 지음, 김소희 옮김 / 서사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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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독특했습니다.

뭐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호기심으로 시작되었던 이 소설.

그리곤 호기심이 묵직한 한 방을 던졌던...!

과연 소설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조금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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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가족이라 믿었다.

남편이 살인자가 되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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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버리고 죽음을 선택한 남자와

가정을 구원하기 위해 비밀에 다가가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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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정의 일상 속에 스며든 낯선 균열,

그 틈으로 파고드는 지독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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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얼굴을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나눠준다니… 아, 상상만 해도 아프다. - pag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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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접견 대기실.

면회객들 사이에서, 면회객들이 챙겨온 음식 냄새 속에서 정팡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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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사람에게 자기 얼굴을 떼어 나눈다니… 실내를 가득 채운 음식 냄새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호빵맨의 좌우명이 마음속에서 발효를 거듭했다. 그러다 불현듯 그 속에서 나는 섬뜩한 재미를 느꼈다. 호빵맨이 얼굴, 그러니까 자기 몸과 체면, 존엄을 조각조각 떼어낼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 그런데 호빵맨이 얼굴을 떼어낸 동기는 뭐지? 샤오위에게 물어볼걸. 정의? 사랑? 아니면 평화? 그러고 보니 나는 여태껏 밍런의 범죄 동기도 정확히 모른다. - pageg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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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아이들을 데리고 면회를 다녀온 뒤, 더 이상 오지 말라던 밍런이 구치소에서 전화를 걸어 면회를 와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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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 의무는 아니잖아?"

"그래, 부탁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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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이 이렇게까지 굽히고 들어오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어쩌다 그가 나를 떠올리게 된 건지 알고 싶어서 면회에 가게 된 정팡.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그 여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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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초가을인 8월의 오후, 아이들의 여름 방학 숙제를 위해 온 가족이 함께 황쭈이 화산 분화구에 오게 된 이들.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예상대로 밍런은 운전기사만, 그리고 차에서 일해야 한다고 외치는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따지듯 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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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 대한 감정이 죽었어. 어쩌면 … 당신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감정이 죽은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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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런이 내세운 건, 요컨대

결혼한 이래로 코끼리가 존재했고,

코끼리의 배 밑이자 네 발 사이에서 코끼리를 집 삼아 살며 아이 둘을 낳았고

이제 큰아들이 일곱 살, 작은딸이 여섯 살이 되었으니 더 이상 아빠인 척, 남편인 척, 살아갈 수 없다며,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그러니 이제 혼자만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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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거 이혼하지, 뭐. 당신도 좀 쿨해져. 애인 생겼다고 인정하라고."

"말했잖아, 다른 여자 생긴 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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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누군가가 있어서 이혼하려는 거라고 직감은 굳세게 주장하는데, 밍런의 태도가 왠지 거짓말 같지 않은데...

이해할 수 없는 상실감 속에 간신히 일상을 버티던 정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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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밤,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밍런.

그리고 한 달 뒤 살인 용의자로 구속되는데...

침묵으로 일관하며 모든 면회를 거부하던 그가 돌연 정팡에게 집 안에 숨겨둔 '어떤 물건'을 찾아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이튿날 자살을 선택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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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도 못 죽이는 그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살을 선택하면서까지 지키려던 비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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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팡은 밍런이 남긴 단서들을 추적하며 완벽했던 일상 뒤에 숨겨진 기괴하고 서늘한 진실과 직면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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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버린 꿈과 죽어가는 꿈, 그리고 작디작은 희망이 바람 속을 유유히 맴돌았지만, 아마도 알아챈 이는 없었을 것이다.

상관없었다. 적어도 내게는 먼 곳을 향해 울부짖는 코끼리 소리가 들려왔으므로. - page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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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남긴 고통스러운 판도라의 상자를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였던 정팡.

불편한 진실 앞에서 정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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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토록 이기적이면서도 순수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부러우면서도 동시에 죽이고 싶었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를 이해하고 싶었다. 얼굴을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만큼이나 그를 이해하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말이다. - page 305 ~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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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우면서도 이해하고자 했던 그 태도...

그래서 정팡이 참 안쓰럽다고, 그럼에도 대단하다고...

만약 나라면 코끼리를 씻겨줄 수 있을까...?

용서를, 관용을, 용기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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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균열과 상처를 기꺼이 짊어지고 나아가던 그녀.

그녀에게 코끼리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저도 나아가는 방법을 한 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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