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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놓고 돌을 쥐다 - 당신의 삶이 슬픔과 허무함으로 흔들릴 때 건네고픈 그림에세이집
서빈 지음, 국향 그림 / 득수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을 마주했을 때...
돌을 쥘 정도...
얼마나 힘겨웠을지가 느껴졌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무심히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슬픔을...
허무함을...
같이 나누고파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한때 고왔으나 쉬이 져버리는 것을 놓고
이제 더 단단하고 여문 것을 쥐어야 한다
더 크고 둥근 파문을 만들기 위해
꽃을 놓고 돌을 쥐어야 한다
『꽃을 놓고 돌을 쥐다』
총 3부로
시인은 시가 되지 못한 문장들을 풀어냈고
화가는 그 문장들을 따뜻한 붓질로 마음을 채색해
우리에게 삶에 관한 단편적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감정의 기복을 아름답게 넘기며
인생을 모르면서 이미 인생을 살고 있고
시를 모르면서 이미 시를 쓰고 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살아가고 있다.
며 돌을 가져가며 자그마한 꽃을 하나 둘 건네고 있었습니다.
쉬이 넘길 수 있었던 책은 아니었습니다.
페이지마다 내 감정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결국 시가 되지 못한 파편의 글들은 어느새 반짝, 하고 빛이 나기 시작했고
그림들은 하나씩 피어오르면서
책을 덮은 순간 봄날의 햇살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참 좋았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글을 남겨보자면...
글을 읽는 동안
지난 봄날이...
나의 지나간 날들이...
하지만 또다시 다가올 봄날을 기다리며...
저도 가만히 손바닥을 들여다보곤 하였습니다.
흐물흐물 녹아 흘러내리는 듯한 시계...!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을 떠올릴 수 있는데...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는 시계를 녹였다. 시간을 녹였다.
혀처럼 부드러운 시간 속 시계 속의 바늘들.
시간을 녹인다는 것은 불멸을 산다는 것일까.
녹이고 싶다. 시계보다 더 집요하고 정교한 것들을.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굳어 있는 것들을.
치밀한 자세로 나를 지배하는 절규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불멸을 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지우고 난, 바로 그 순간을 살고 싶어서이다.
사실 이건 글보다 그림이 더 와닿았던...
갇히지 않은 이야기를 전했기에 내 마음과 더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느낌이 딱! 이랬습니다.
다음 행간으로 건너가지 못하게 하는 문장들...
지금은 비롯 멀지언정 언젠간 닿기에...
조심스레 또다시 펼쳐보고...
그렇게 조금씩 돌을 놓고 꽃을 쥐며 그 꽃을 다음 이에게 건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