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이 어딨어? 이끼 밑에 있나?"
"정신없으니까 가만히 좀 있어 봐."
영은이의 할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 여기가 아프다, 저기가 아프다 하소연을 하십니다.
결국 영은이 엄마 아빠는 한 뿌리에 50만 원이나 하는 산삼을 구해 영은이에게 심부름을 시키는데...
사람 나이로 치면 팔십 살이 넘는 루키를 안고 가던 중 그만 산삼 상자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그때, 루키가 날름.
산삼을 물어 삼킨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왕년에 그랬던 것처럼 '컹!' 우렁차게 짖으며 야생마라도 된 양 시장을 누비는 것이었습니다.
산삼을 기다리고 계실 할머니를 생각하니...
"이거 산삼이에요? 할아버지, 산삼 파세요?"
"산삼이라고 믿으면 산삼이고, 도라지라고 믿으면 도라지고."
도라지를 우적우적 씹어 꿀꺽 삼키는 할머니의 표정이 애매했습니다.
이거 정말 산삼 맞냐고 아빠한데 전화라도 할까 봐 영은이는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할머니, 원래 산삼 같은 약초로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몸이 좋아지지 않는대요……. 밥도 더 많이 드시고 운동도 좀 하시고……. 플라시보 효과란 거 아세요? 아무 효과 없는 알약이라도 이게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면 약효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만약 이게 도라지라도 '산삼이다.'라고 생각하고 먹으면…… 아, 제 말은 이게 도라지라는 말은 아니고요……."
"나라고 왜 밥 잘 먹고 운동하고 싶지 않겠어? 혼자 먹으니 입맛이 있길 하냐, 같이 운동할 친구가 있길 하냐?"
어쩌다 할머니와 밥을 같이 먹게 되고 운동을 하게 되면서 할머니도 기운이 넘치시는데...
심지어 늘 가시가 잔뜩 돋친 고슴도치 같던 할머니가 순한 양처럼 느껴지니 이것이 도라지의 효능일까?
한편 영은이는 교실에서 이한이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이한이가 먼저 영은이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너, 오늘 시간 돼?"
이한이는 영은이의 편의점에 가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편의점에 같이 가게 된 이한이와 영은.
엄마는 이한이에게 손님 대접을 한다며 비닐봉지를 건네며 먹고 싶은 걸 고르라고 했고
이한이는 기다렸다는 듯 과자들을 비닐봉지에 담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이상한 제안을 하는데...
"영은아, 너 우리 채널에 한번 나올래? 우리 형이 너 보고 싶다고 했어."
...
"형이 그러는데 아이돌 준비생들은 주로 뭘 먹는지 궁금해하는 구독자들이 많대. 내가 유튜브를 좀 해 보니까, 역시 먹방만큼 쉬운 콘텐츠가 없더라고. 근데 형이나 나나 요리는 못 하고, 아직 협찬을 해 준다는 음식점들은 없고. 그래서 이 편의점 재료들로 쉽게 해 먹는 음식들을 소개하면……."
과연 영은이는 끝까지 할머니에게 산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있을까...?
그리고 이한이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영은이네의 해피해피 편의점을 중심으로 벌어진 행복 찾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영은이네 가족에게 할머니는 '피피익선'이었습니다.
피하면 피할수록 좋은 존재다.
왜 할머니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너희 할아버지가 꿈에서 그러더라. 얼마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평생 제 맘대로 놀다간 양반 별로 보고 싶지도 않더니, 요 며칠 그 말이 생각나. 너희한테 나 좀 들여다봐 달라고 거짓말 할때는 내가 정말 할 일 없는 늙은이 같았거든. 너희가 기껏 챙겨 줘도 마음에 차지도 않고. 그런데 네 덕에 줄넘기 연습도 해 보고, 너랑 같이 밥 잘 차려 먹고, 이유야 어떻든 운전도 다시 하고. 안 하던 일을 하는데 몸은 가뿐하네. 다시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기분이야. 오랜만에 사는 게 재밌었어. 루키도 그랬을거다."
이 말을 마주하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지던지...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이야기.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사는 것에 바빠 소홀히 하고 있었던...
지금 바로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려야겠습니다.
책 속에는 편의점 꿀조합 레시피들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땀 한 방울 없이 끓여 내는 깊은 맛 순대국밥,
'한 입만!'이 절로 나오는 삼겹살덮밥,
속상했던 일을 시원하게 씻어 주는 인절미 팥빙수,
매콤 쫄깃 바삭 식감으로 갈팡질팡 스트레스도 마구마구 부수는 엉망진창 떡볶이까지.
오늘 저녁은 아이와 함께 편의점 레시피로 소소한 행복도 채워봐야겠습니다.
읽고 나니 해피해피한 기운이 저와 아이에게 옮겨졌습니다.
이 행복 바이러스가 모든 이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며...
저는 우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