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때 언니 '틸다'는 박사 과정을 하러 베를린으로 떠나고 엄마와 단둘이 살게 된 '이다'
글을 쓰며 대학 진학을 꿈꿨지만 실패하게 되면서 삶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는 감각에 더욱 깊이 붙잡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약물 과다 복용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엄마를 목격하게 된 이다는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엄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같이 지내던 집 계약을 해지한 뒤...
틸다 : 이다, 너 혼자 견딜 필요 없어. 우리에게 와.
나 : 아니, 나 혼자 견뎌야 해.
틸다 : 왜?
나 : 혼자 있고 싶으니까.
틸다 : 이다.
나 : 그리고 나는 혼자니까.
틸다 :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는 어쩔 수 없었어.
틸다 : 그리고 이다, 하나 더 있어.
틸다 : 네가 끝까지 엄마 곁에 있어준 거 정말 대단해. - page 89 ~ 90
정처 없이 떠돌다 독일 북부 뤼겐 섬의 작은 술집 '물개'에서 지내게 됩니다.
이 술집을 운영하는 노부부 크누트와 마리안네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 이다.
마리안네가 문을 벌컥 열더니, 머리카락이 젖은 채 다람쥐처럼 창턱에서 뛰어내리는 나를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마리안네 : 초인종을 누르지 그랬어.
나 : 벌써 일어나셨는지 몰라서요.
우리는 마주 서서 깨진 꽃병과 카펫의 물 자국, 우리 사이에 놓인 구슬픈 데이지를 내려다본다.
나 : 죄송해요.
마리안네 : 깨진 사기 조각은 행운을 가져온다지.
저녁에 물개에 가기 전에 샤워를 한 후 내 방에 들어가니, 이름 모를 보라색 꽃다발이 꽂힌 진한 청색 꽃병이 책상에 놓여 있고 그 옆에 열쇠가 하나 있다. - page 91 ~ 92
낯선 곳이지만 따뜻하게 받아주는 사람들.
비로소 이다는 자신을 돌볼 시간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라이프'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면서 이다는 다시 누군가와 연결되는 삶을 상상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 때문에
다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가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또다시 주저하는 이다.
"쉿." 그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다, 내가 옆에 있어"라고도 한다.
그가 양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 엄지로 얼굴에서 빗방울을 쓸어낸다.
그러고 내 얼굴을 잡은 채 다시 한번 말한다. "이다, 내가 옆에 있어." "너, 말을 반복하네." 내가 이렇게 말하고 묻는다. "정말로 옆에 있어?"
라이프가 내 눈을 들여다보며 대답한다. "응."
나 : 계속 옆에 있을 거야?
라이프는 여전히 내 눈을 보며 다시 한번 말한다. "응." - page 281 ~ 282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