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이젤 앞에서 서성입니다
박수철 지음 / 득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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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이젤 앞에 서성일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는 무엇이길래...

울컥하게 했는데..

덤덤히 고백하는 듯한 이 책의 제목이...

자꾸만 제 마음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이 책.

가만히 귀를 기울여봅니다.

"나는 예술가인가?"

"나는 화가인가?"

끝내 붓을 내려놓지 않은 한 인간의 기록

오늘도 나는 이젤 앞에서 서성입니다

1950년 포항에서 태어난 화가 '박수철'

책은 그가

1969년부터 2022년까지 55년간의 써 내려간 일기와 편지

를 시기별 기록하였고

40여 년간의 스케치 원본

을 수록하였는데

특히 출판사에서는 시기별 기록에 각각의 색을 배치해

박수철의 삶과 작업에 깊이 스며든 정서와 시간을 '색'으로 다시 읽도록 하였고

그의 삶을 읽은 뒤에 그림으로 연결시켜

화가 박수철의 예술로서의 확장성을 기대하게 해 주었습니다.

솔직히 책을 읽는데...

아니, 그의 삶을 마주하는데...

마냥 쉽지는 않았습니다.

실패와 회의, 고뇌...

처절한 몸부림이 안쓰러웠습니다.

그럼에도

그림은 전쟁이 아니라고. 이제야

무언가 확실해진 것 같다. 억지로 만드는 것은 그림이 아니다.

삶도 마찬가지다.

그림. 이는 나의 생명이요, 사랑이다. 아무도 없는 이 공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내가 가진 힘이다. 외롭고, 그래서 더욱

철저하게 나를 강하게 하는 것이다. - page 39


나의 그림은 내 잃어버린 영혼을 찾기 위하여 캔버스에서 끊임없이 헤메이는 작업이다. 또한 때묻고 더럽혀진 영혼을 맑고 투명하게 되찾아 내려고 오래도록 캔버스에서 닥고 또 닦는다. 칼날처럼 긁어내고 증오하듯 덧칠하고 가슴을 치듯 뭉개고 분노처럼 다 지우며 내 속살을 찢어내며 싸우고 또 싸다. 그래서 나의 그것은 또한 끊임없는 전투이다. - page 291

그럼에도 붓을 놓지 않은 그의 열정이, 집념이...

우리에게도 삶을 살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나는 예술가인가?"

라는 질문에도

"나는 화가인가?"

라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

라고 말하고 싶다는 그.

저에게 그는 작품과 기록으로부터 제 마음이 동하였기에 그 어떤 예술가보다 더 예술가였고 화가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도 그는 이젤 앞 캔버스를 마주하고 있을까...

내 몸 밖의 것을 그리려는 것은 시간 낭비이다. 그리고 무모한 것이다. 부족하더라도 내 몸에 있는 것만 그려야겠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내 자신에게는 그것이 완벽한 것이 될 테니까...

내 삶의 완벽함. - page 345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마주하고자 하는 그는 어떤 그림을 마주하며 그리고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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