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배달원의 임무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우편물보다 훨씬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었던 그.
우여곡절 속 그가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
나를 본질로 데려간 것은 내가 잘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못하는 무언가였다.
이건 나만의 통찰이 아니었다. 단테도 『신곡: 지옥편』 맨 앞에서 이미 말한 바 있었다. "인생길 한가운데서 나는 길을 잃고 캄캄한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곳은 훌륭해서가 아니라 형편없어짐으로써 도착한 것이었다. 내가 스스로에게 들려준 이야기, 내 일을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는 이미 끝났다. 옛이야기를 흘려보낸 나를 기다리는 새로운 이야기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그 남자는 느렸고, 자꾸 실수를 했고, 도움이 필요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스티븐이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찌 됐든 계속 살아보겠다는 뻔뻔함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저 한 우편함에서 다음 우편함으로 가며 우편물을 배달하는 거다. 그리고 내일 다시 일어나 또 그렇게 하는 거다.
누가 보든 말든 남의 잔디밭에 주저앉아 울다가 문득 깨달았다. 결국 내가 버텨내리라는 것을. - page 161
이제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루저처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사람들에겐 내가 필요하다 그때 내 안에서 썩은 찌꺼기와 타르 같은 우울의 늪 대신 다른 무언가를 찾아낸다. 바로 문이었다. 나는 그냥 거길 통과해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아마 그 문은 내내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이제야 내가 본 것이었고, 나는 발을 내디뎠다. - page 337
마냥 웃을 수 없었던, 오히려 웃기기에 더 슬펐던 이야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
그가 다시 설 수 있었던 건 혼자가 아니었기에 가능했고
우리는 또 어떻게든 헤쳐나간다는 것을
희망과 따뜻한 응원을 건네주었습니다.
'우편배달원'의 업무를 바라보며...
단순히 '배달'의 의미를 넘어 사람과 세대를 연결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