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그 밤이 또 온다 소소한설 1
김강 지음, 이수현 그림 / 득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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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2년 12월 포항에 문학 전문서점으로 '책방 수북'이 자리 잡게 됩니다.

이곳의 주인장은 지역에서 내과의사, 소설가로 책방을 내고, 독립 출판사 대표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바로 '득수' 출판사.

그중에서도 작고 재밌고 차가운 이야기를 선보이고자 기획하였다는 득수의 <소소한설 시리즈>

단편소설보다 짧은 분량으로 독자들에게 여운을 전하기 위해 첫 번째 소설을

'득수서평단'이 되어

첫 책으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등단 9년 차 소설가 '김강'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지 기대하며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원래 사랑이 그런 거잖아. 느닷없이 시작했듯 끝내는 것도 느닷없자, 우리."

소설가 김강의 작고 재밌고 차가운 20편의 짧은 소설들

곧, 그 밤이 또 온다

짧지만 긴 호흡을 요구했던 이야기들.

은유와 상징으로 그동안 지나쳤던 주변을, 감정을 되돌아보게 해 주었던 이야기들.

글은 끝이 났지만 그 후의 이야기는 독자의 몫이었던...

그렇게 곧, 그 밤이 또 오고 있었습니다.

첫 이야기 <규동의 기도>를 마주했을 때...

솔직히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뭐지......

그날 신이 규동의 기도를 들었다. - page 7

이 문장으로 시작된 이야기.

새벽 세 시 반, 신의 유일한 이름으로, 네 개의 음절만으로, 삼 차까지 이어진 회식 후 돌아오는 길, 하늘을 올려다보며 소리 낸 기도는

"신이시여, 행복하게 해 주소서."

이 '행복'의 기준을 알고자 신의 사자가 규동에게 찾아갔지만 돌아온 건...

'아무개 환자, 채혈 거부, 횡설수설. 칠 층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요망'

마음속으로 한 번은, 아니 기도로도 외쳐보았을 말.

하지만 정작 자신이 바라는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그 공허함에 대하여, 씁쓸함에 대하여 웃프게 일러주었던 이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같이 가자 해놓고>...

같이 가자 해놓고. 한날한시에 손 꼭 잡고 눈길 한 번 맞춰보고 고개 한 번 끄덕이고 그러고 가자 해놓고. 무조건 나 다음에 간다 해놓고. 나 가는 길에 꽃도 뿌리고 향도 피우고 나한테 못 해준 것, 잘못한 것 다 갚지는 못 해도 꽃도 뿌리고 향도 피우고 그거라도 해놓고 간다 해놓고. 그렇게 말해놓고. 그럴 줄 알았어요.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네요. 맨날 말만. 당신 귀에 인이 박이도록 했던 말, 내가 수없이 내뱉었던 그 말, 맨날 말만 하고 바뀌는 게 없다는 그 말을 내가 또 하고 있어요. 거기서 기다려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말고. 나 지금 가니까. 가서 또 말할 테니까. 말만 하는 당신이라고. - page 220 ~ 221

사별의 아픔이, 그리움이 담담히 써 내려간 고백 속에서 깊은 울림을 주었던 이야기.

언젠가... 나도...

삶의 무게가... 괜스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삶의 편린들이 그려졌던 이야기들은 결국 우리의 삶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건져내야 할 것이 지난 사랑의 각인뿐인가? - page 73

저도

지난 시절의 나에게,

그리고 현재의 나에게,

앞으로의 나에게 묻고 또 묻게 되었습니다.

내가 건져내야 할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일까...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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