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은 천천히 밝아지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의사의 조언대로 숨쉬기 연습을 했다. 새벽 5시의 상념이 거대한 먹구름처럼 응집되어 떠오르는 것을 막고 싶었다.
'여섯을 세면서 들이쉬고, 셋을 세면서 참다가, 일곱을 세면서 내쉬기.' - page 9
우울증에 걸린 남편을 대신해 생계와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샘 켐프'
그러면서도 암 투병 중인 친구를 돌보고,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해 집안일을 부탁하는 부모님,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괴롭히는 상사까지...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유일한 숨구멍은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상사의 꾀임에 미팅시간까지 23분 채 남지 않은 상황.
탈의실에서 숨 돌릴 틈도 없이 자신의 가방을 들고 차에 탄 샘.
그런데...
자신의 낡은 플랫슈즈가 아닌 아찔한 붉은색 악어가죽으로 된 크리스찬 루부탱 슬링백 구두에, 거기에 샤넬 재킷까지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머." 샘이 말했다. "내 가방이 아니네. 엉뚱한 가방을 가져왔어. 돌아가야 되겠어요."
"그럴 시간 없어요." 조엘이 전방만 주시하며 말했다. "벌써 아슬아슬한걸요."
"하지만 내 가방이 있어야 하는데." - page 18
러닝머신 위에서 맹렬하게 달리는 40대 미국 여성 '니샤 캔터'
투숙 중인 호텔 내 고급 스포츠센터가 보수 중이라 안내받은 이 체육관이 너무나 싫었던 그녀는 급히 샤워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니샤는 잠시 손을 보며 눈을 깜빡이다가 작게 비명을 지르며 구두를 떨어뜨렸다. 수건에 손을 닦은 뒤 천천히 가방을 열어 안을 들여다봤다. 자기 가방이 아니었다. 가짜 가죽에 비닐 덮개는 이미 벗겨지기 시작했으며, '마크 제이콥스' 금속 표식은 둔한 은색으로 바래 있었다. - page 29
화가 난 니샤는 남편 칼에게 전화를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비서로부터
"켄터 씨가 회의 중이니 방해하지 말라고 직접 지시하셨습니다."
"아뇨. 회의에서 나오라고 해요. 방해하지 말라고 했든지 말든지 상관없어요. 난 그 사람 아내라고요. 듣고 있어요? 샬럿? 샬럿?"
전화가 끊어졌다. 그 여자가 먼저 전화를 끊은 것이다. - page 49
갑작스럽게 펜트하우스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카드도 계좌도 모두 차단당해 버린 니샤.
사실 그와 결혼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모든 것을 끊어버렸기에 지금 이 순간 안전망 하나 없이 빈털터리에 혼자가 된 니샤는 남편 칼에게 찾아가 이혼 협상을 하고자 합니다.
"내가 받아야 할 몫만 내놔! 칼, 이럴 순 없어! 난 당신 부인이라고!"
"구두를 내놓고 이야기하지."
"구두는 도둑맞았다니까! 세상에, 나한테 아무것도 안 주려고 당신이 훔친 거 아니야 대체 무슨 유치한 장난이야, 이게?"
"이제 지루해지는군." 칼이 차갑게 말했다. "구두가 없으면 돈도 없어." - page 273
이 구두로 두 여자의 삶이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과연 주인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