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한 잔 인문학 한 장 - 시간을 마시는 위스키 탐험서
김진국 지음 / 리코멘드 / 202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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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술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즐기는 편입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 한 잔의 여유...

특히나 위스키 한 잔은 그 어느 술보다 매력적인데......

사실 위스키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반가웠습니다.

이제라도 제대로 알고 즐기기 위한 여정.

시작해 보겠습니다.

위스키 종주국 영국에서 20년을 보낸 작가가

위스키 한 잔에 담긴 역사와 문명, 문학과 예술,

과학과 철학을 들려주는 인문학적 탐험서!

위스키 한 잔 인문학 한 장


위스키는 단순한 술이 아니다. 한 모금을 머금는 순간, 삶의 여러 순간이 되살아나고, 과거의 감정이 현재의 나와 다시 만난다. 위스키 한 잔을 앞에 두고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를 불러오기도 하고, 때로는 미래의 나를 꿈꾸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나의 취향을 알게 되고, 가치관을 깨닫게 되며, 나도 몰랐던 내면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위스키 한 잔에 담긴 힘이다. - page 6 ~ 7

헤밍웨이가 위스키로 상실을 견뎌냈듯,

무라카미 하루키가 위스키와 함께 고독을 음미했듯,

007은 위스키로 긴장을 유지했듯,

킹스맨이 위스키로 품격을 말했듯

위스키는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언어'였습니다.

또한 위스키는 농업혁명 이후 곡물 재배의 역사, 증류 기술의 발달,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확립, 세계화와 문화 교류, 이 모든 것이 한 병의 위스키 안에 응축되어 있었고

10년, 20년, 때로는 60년 오크통 속에서 기다린 그 시간이 녹아든 위스키를 마신다는 건 '시간을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위스키는 지식의 대상이기 전에 경험의 대상이다. 그러나 그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지식이다. 역사를 알면 한 잔이 더 깊어지고, 문화를 이해하면 맛이 더 풍성해진다. 과학을 알면 향이 더 선명해지고, 철학을 생각하면 음미가 사색이 된다. - page 23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위스키를 탐미하는 것은

곧 삶을 탐미하는 일이다."


"술의 신은 왜 왕이 아닌 농부들 곁에 앉았을까?"

1628년에서 1629년, 스페인 궁정화가인 디에고 벨라스케스는 펠리페 4세의 의뢰로 한 점의 신화화를 완성하게 되는데 바로 《바쿠스의 승리》.

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이 그림을 '로스 보라초', 즉 '술꾼들'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그림의 의미를 살펴보자면...

《바쿠스의 승리》가 그려진 17세기 스페인은 어려운 시기였다. 전쟁과 전염병,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었다. 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것이었다. 벨라스케스는 그런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술의 신을 보내 그들 곁에 앉게 했다. 프라도 미술관의 또 다른 해설에 따르면, 이 그림은 술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근심을 잊게 하며, 때로는 시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고 한다. - page 82

400년이 흘러도 우리가 위스키 한 잔을 찾는 이유를...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바쿠스에게 잔을 받는 농부가 되어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잠시 쉬어도 된다고

취하기 위한 술이 아닌 견디기 위한 술이었음에 심심치 않게 위로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위스키도 기후 변화로 보리 수확량이 흔들리고, 물 부족이 증류소를 위협하며,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전통적인 제조 기법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위스키라는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오늘도 한 잔의 위로를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하였습니다.

같은 위스키라도 마시는 사람에 따라, 장소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글라스에 따라, 그날의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해 주는 매력적인 술.

오감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조합 속에서 오늘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위스키 한 잔에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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