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른 미술 에세이처럼 마음이 평안해지도록 돕는 색이나 형태가 있는 그림이라든지, 문학적인 수사를 통해 감성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예술을 철학과 심리학, 사회학 등의 이론으로 접근해왔던 입장에서, 미술치료에 도움이 되는 감상법이나 평가에 공감할 수 없었다. 마음이 평안해진다는 그림을 보면 오히려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나 비평적 의미가 함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 page 10
그래서 저자는 그림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보다
다양한 감정을 변화무쌍한 날씨에 비유해서 공통의 심상이 이어지는 작품과 작가의 삶에 대해 소개
했습니다.
불안과 고독은 안개로,
슬픔과 좌절은 바람으로,
애정과 사회적 결핍은 구름이 낀 흐린 날로,
그리고 눈이 내리면 세상을 깨끗하게 바라볼 수 있듯이 맑은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은 삶을 되돌아봄으로써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등
아홉 가지의 날씨 속에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건네주었습니다.
단순히 그림 이야기가 아니었고
이렇게 그려질 수밖에 없었던 예술가의 내면을 바라보며
공감과 이해로부터 오롯이 '나'로 몰입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진정한 연결 고리를 만들어가며
내 감정의 그림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느 미술 에세이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품을 소개하자면...!
안개가 자욱한 것 같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그런 저에게 말을 건네주었던 벨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
마그리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라 하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의 무의식을 표현하고자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해석할 때 그의 성장 배경이 자주 언급되었는데...
어린 마그리트가 하얀 수건으로 얼굴을 덮은 채 누워 있는 어머니의 시신을 보며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가 그린 <연인Ⅱ>에서 두 사람이 얼굴을 흰 천을 가린 채 키스를 하고 있다. 본질적인 의미를 생각해보면,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어도 결국은 자신의 진실을 가릴 수밖에 없고 자신도 상대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은유다. 이는 자기 자신을 위해 거짓으로 위장한 사랑일 수도 있으나 오히려 상대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그에게 상처가 될 만한 것을 억누르거나, 혹은 자신을 가려서라도 상대에게 맞추고 싶은 사랑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상대를 위하고 상처 주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해도, 이는 건강한 사랑이 아닐 것이다. 자아를 지우고 억누르다 보면 결국 껍데기만 남을 것이고, 상대방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이의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page 24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