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양장 특별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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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온라인 연재 당시부터 17년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이 소설.

계속 눈여겨 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다 영화 <파반느> 개봉을 앞두고 있기에

좋아하는 배우가 등장한다기에

(이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긴 하지만...)

매번 그렇듯 영화화된 작품들은 원작을 찾아 읽었기에

원작을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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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드디어 읽게 된 이 소설!

이번 개정판에는 소설 속 '나'와 '그녀', 요한의 17년 후 이야기를 더했다고 하니 더 소장 가치 뿜!뿜!!

이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그 이유를 저도 한 번 느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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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칼날로 벗겨낸 삶의 허상들,

그 변두리를 비춘 눈부시게 초라한 사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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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 page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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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겨울, 이 문장을 한 번 더 반복하고 키보드에서 잠시 손을 뗀 '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를 들으며 한 번 더, 베이비... 한 번 더, 나는 그날 밤의 일과 그녀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더는...

어떤 기억의 편린도 찾지 못하는 스스로의 한계를 실감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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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생각한다. 만날 수 없으므로 죽은, 나의 왕녀를 생각한다. 실은 죽은 지 오래였던 나를, 돌이켜본다. 내게 남은 건 과연 무엇일까. 과연 이 글을 나는 끝까지 쓸 수 있을까... 모르겠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사막의 바람처럼 우릴 휩쓸고 지나갔다. 헤어진 모래처럼 서로를 찾을 수 없다면, 다시 저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 외엔 다른 도리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바람이 다시 데려다주기만을, 나는 기다리고 기다릴 것이다. 검푸른 드레스를 입고 선 그녀의 곁으로... 이제는 죽은, 왕녀의 곁으로... - page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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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야기는 1986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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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인기배우가 된 잘생긴 아버지와 그런 남자를 위해 헌신한 못생긴 여자였던 어머니.

성공을 거머쥐자 아버지는 가족을 떠났고, 슬픔과 절망 속에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내 나이 스무 살.

나는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두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 누구도 쳐다보기 싫어하던 못생긴, 하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였던 '그녀'

가족에 대한 상처를 지니고 있는, 하지만 정신적 스승이 되어준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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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는 서로 사랑했고, 즐거웠지만 어느 날 사라져 버린 그녀.

그 뒤에 그녀로부터의 편지로부터 지난 그녀의 삶을 듣게 되는데...

'외모'로 인한 세상의 시선들...

그 억압된 시선들로 하여금 상처받은...

떠날 수밖에 없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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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소설가로 성공한 '나'는 수소문 끝에 그녀를 찾게 됩니다.

낯선 나라에서의 재회...!

(하지만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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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를 사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란히 선 두 개의 탑처럼 우리는 눈앞의 광경을 오래오래 바라보았고, 굳은 표정으로.... 그러나 부드럽고, 부드러운 무언가를 가슴 깊이 담고 서 있었다. 정말 이곳에 올 수 있었네요, 그녀가 속삭였다. 인생은 정말이지 알 수 없는 거야, 라고 나는 중얼거렸다. 알 수 없는 인생처럼 - page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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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시렸던 이 소설.

'외모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하는 이들의 처절한 목소리는 우리 모두에게 일침을 선사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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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무엇도 이해할 수 없었고, 그 무엇도 믿지 않았다. 따라 뛰는 사람들, 피리 소리를 따라 어디론가 달려가던 사람들과...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세상의 풍경들을 그저 우두커니 바라볼 뿐이었다. 아름다워지는 여자들... 아름다워 <져야만> 하는 여자들과... 학력을, 차를, 또 집을... 말하자면 힘을 <가져야만> 하는 남자들... 서로에 의해, 서로에 비해, 올라선 서로를 위해 구축하던 프리미엄과... 올라서지 못한 서로에게 요구되던 또 그만큼의 스펙에 대해... 그러나 전혀 달라지지 않는 삶의 성질에 대해... 오로지 스펙과... 프리미엄만 늘어날 뿐인 이 삶에 대해... 하여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알 수 없었다. 30년만 지나면 허물어야 할 한 채의 집을 위해, 실은 조건과 조건... 이윤과 프리미엄에 의해 만난 서로에 의해... 하여, 실은 있지도 않았던 사랑에 ㄷ내내 절망할 이 삶에 대해... 하여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 page 344 ~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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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누구나 자신의 내부에 그런 방을 가지고 있어요. 아름답고, 아름다울 수 있고... 해서 진심으로 사랑받고... 설사 어떤 비극이 닥친다해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라고 중얼거릴 수 있는... 그런 방, 말이에요. 아무리 들어갈 수 없는 방이라 해도 결국엔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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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거예요. 전 그게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도 찾아올 리 없지만, 그래도 그 방문에 몸을 기대면... 기대어 울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거죠. - page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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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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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손에 들린 유일한 열쇠는 <사랑>입니다. 어떤 독재자보다도, 권력을 쥔 그 누구보다도... 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강한 것은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로 대책없이 강한 존재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부끄러워하길 부러워하길 바라왔고, 또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할 것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다수야말로 이, 미친 스펙의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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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 하지 마시고 예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 서로의 빛을, 서로를 위해 쓰시기 바랍니다. 지금 곁에 있는 당신의 누군가를 위해, 당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고... 그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말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빛을 밝혀가시기 바랍니다. - page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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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사랑해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음에

진정한 '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이 소설.

왜 많은 이들이 좋아했는지 이제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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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니 괜스레 저도 남편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퇴근하고 오는 남편에게 말없이 안아주며 가벼이 서로의 술잔을 채워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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