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부 '나와 당신의 도시'는 경성과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은 풍경화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근대의 예술가 김주경은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풍경>(1927년)에 서양식 건물이 들어선 거리를 통해 변화하는 1920년대 경성을 모습을 그렸고
현대의 예술가 정영주는 <도시-사라지는 풍경 531>(2020년)에 불 켜진 작은 판잣집이 빼곡한 달동네 풍경을 담으며 건넨 이야기가...
새로움이 일어난다. 변화하고 움직인다. 지나가고 흘러간다. 머물고 떠난다. 잊히고 그리워한다. 도시에서의 삶은 그러하다. 치열한 도시 속에서의 오늘이 괴로웠다면 지나간다고 다독여보고, 어제가 아쉬웠다면 새로운 날들이 다가옴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한다. 도시에서의 낮과 밤을 살아내는 모두에게, 그리고 한때는 전부였던 지금은 멀어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언제 어디서든 너의 안녕을 바란다"고. - page 26
2부 '경계선 위의 존재들'은 외지인·여성·장애인 등 시대적·사회적 체제에 의해 경계로 떠밀린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나혜석의 <자화상>(1928년) 속 모던걸이 꾹 담은 입술이 묻는 말 "너는 근대의 신여성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대해
이재현의 <아이돌>(2020~2023년)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흠집 하나 없는 인형이기를 바라는 시선들을 통해
우리는 태어난다. 성별은 주어질 뿐이다. 각자가 던져진 생 안에서 분투한다. 그 길 위에서 여자 또는 남자라는 이유로 아플 일들이 줄어들었으면. 나혜석이 지금의 세상을 보는 마음은 어떨지 묻고 싶다. 이재헌이 바라는 여성과 남성을 넘어서는 인간다움에 대해서도. 다시 계절의 끝자락이다. 당신의 자화상이 자주 웃음 짓기를. - page 116
청각 장애를 넘어선 화가 김기창은 <군마>(1955년)에서 표현했듯이 해방과 전쟁의 시기를 넘고 들리지 않는 세계를 딛고 나아가리라는 다짐을
현덕식이 인간 내면의 욕망들을 그리고 싶었다는 <유시도>(2024년)를 보며
불쑥 튀어 오르는 내 속의 욕망들에게 말을 건네본다.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어." 당신도 부디 자책하지 말기를. 작은 힘듦도 크게 느껴졌던 추운 날들이 지나간다. 봄은 늘 온다. - page 145
3부 '계절을 통과하는 감각'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과 계절감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겨울을 표현했던 이성자와 이채원의 그림이 전한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는데...
혹한의 날들이다. 이 계절이 끝나지 전 한 번 더 눈이 내리기를 바라본다. 새하얀 눈길 위에 나의 발자국을 남기리라. 이성자의 <눈 덮인 보지라르 거리> 속 고목처럼 당당하게. 이채원의 <고요의 바다> 속 얼음 조각상에 나의 온기를 맞대며. - page 213
4부 '내면의 소용돌이'와 5부 '삶에 흐르는 이야기'는 삶의 본질적 요소들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예술가라는 자아가 지닌 욕망과 불안, 사랑, 우정, 연대 등에 대하여...
그중에서 저는 이번에 이중섭 전시를 볼 예정이라 그의 이야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국민화가" "소 그림의 대가" "비운의 천재"
이중섭을 이야기할 때면 하는 말들.
하지만 그 이면엔 애달픔에 서글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