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치독서'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던 청소년 소설 중 또 다른 한 권.

이 책은

100% 청소년의 선택

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얼마나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이끌었기에, 힘이 되었기에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것일까...

한 번 읽어봤습니다.


존재감을 잃어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

'비스킷'을 보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담!


비스킷


세상에는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나는 그들을 '비스킷'이라고 부른다. - page 7


청각 과민증, 소리 공포증, 소리 강박증...

남들보다 예민한 청각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성제성'

하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으니 바로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비스킷'이라 부르는 사람들을...


이들은 세 단계로 나뉜다고 합니다.

1단계 반으로 쪼개진 상태. 보이지 않는 건 아니지만, 딱히 존재감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주변 사람들이 "어? 너 여기 있었어? 몰랐네."라고 말하는 단계

2단계 조각난 상태. 열 명 중 다섯 명이 바로 옆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불투명한 유리 너머를 보는 것처럼 흐릿해서 보았어도 무엇을 봤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은 단계

3단계 부스러기 상태. 존재감이 없어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인 단계로 오랫동안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왔기에 주위에서 덩달아 관심을 꺼 버리기도 하는 단계


비스킷은 

어디에든 있고,

누구나 될 수 있고,

단계는 수시로 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도 비스킷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제성을 비롯해 그의 친구 효진과 덕환이 손을 내밀며 위로와 용기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네가 괴로운 일을 당해 숨고 싶었던 건 잘 알아. 근데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한테 존중받을 수는 없어. 네가 먼저 널 긍정해야지 다른 사람도 동화될 수 있잖아. 괴롭힘에 깨진 네 마음, 꿈, 기분 같은 것들을 계속 말해.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널 이해할 수가 없어. 아이들이 듣지 않는 것 같아도, 말하다 보면 언젠가는 널 이해하는 사람이 생길 거야. 그런 사람이 생길 때까지 우리 휘둘리지 말고 같이 자신을 지켜 내자." - page 78


이들의 시선을 통해 어른들의 편견을 반성하게 되고


엄마 말에 따르면 나는 한국에서 살 수 없다고 했다. 엄마가 말하는 요양원, 아버지가 말하는 '거기'에 들락대기 때문이다. '신경 전문 정신 치료 센터'라는 정식 명칭으로 부르지 않는 걸로 보아 부모님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일이 내 장래에 큰 걸림돌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게 아니어도 내 미래에 걸림돌은 널렸는데 말이다. - page 12


"어른들은 자기 눈으로 스캔을 끝내야만 믿는다니까. 믿지 못하는 것까진 이해해도, 본인들이 믿지 못한다고 거짓말쟁이로 모는 건 편협해." - page 131


어쩌면 지나칠 수도, 외면할 수도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민 이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살만하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어른이 또다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조제는 존재감을 몽땅 잃어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미련이 없는 만큼 다른 사람들과도 동떨어져  있다. 그런 생각 탓에 조제는 비스킷을 위해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는 효진이가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남인데. 도와 달라고 먼저 손 내민 것도 아닌데. 도와줘도 사라질지 모르는데. 왜 애써 힘들게 나서는지 의문일 것이다.

...

"비스킷은 마음의 한 부분이 계속 짓밟혀서 존재감을 잃은 거야. 네가 시든 꽃을 땅에 다시 심듯이 우리도 비스킷을 세상에 제대로 발 딛게 해 주고 싶은 것뿐이야." - page 144


비스킷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청소년이 어른 걱정을 왜 해요? 어른들은 알아서 잘 살아야죠."

"근데 어른이 되면 이상하게 어릴 때보다 더 잘 살지를 못해."

"장차 사회인이 될 사람이 앞에 있는데 희망을 줘야죠. 너무 현실적으로 말하지 말아 주세요."

"세상이 그런 걸 낸들 어쩌겠니." - page 160


그런데...

어른 비스킷이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성장한다고 강해지는 건 아니라고.

그러니 우선 자존감부터 채워나가며 존재감을 나타내자고.


이 책을 읽고 나니 또다시 나태주 시인이 건넸던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그중에서도 <풀꽃 1, 2, 3> 시를 끝으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