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빛나는 삶
마일스 프랭클린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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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픽!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난 뒤에 책 소개를 살펴보았는데...


19세기 말 호주, 여성에게 허락된 삶의 경계가 극히 제한적이던 시대에 한 젊은 여성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고 선언했다. 마일스 프랭클린의 대표작 『나의 빛나는 삶』(My Brilliant Career)은 1901년 출간과 동시에 호주 문학사의 방향을 바꾼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호주 여성문학의 출발점"으로 불린다. _ 책 소개 중에서


오늘날 호주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여성 작가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 문학상 '마일스 프랭클린 상'의 정신적 원류로 읽힌다는 이 책.

무조건 읽어야 했던 책이었습니다.


무심코 들었지만...

어마어마함을 선사하였던 이 소설.

그녀의 목소리를 건네보겠습니다.


21세기 넷플릭스가 불러낸 호주 문학의 빛나는 유산

1901년 출간 후 여성 주체 서사의 방향을 바꾼 혁명적 작품


나의 빛나는 삶



"으앙! 아포! 으앙! 아파. 으앙, 아야! 으앙!"

"자, 자, 뚝. 우리 귀여운 짝꿍이 이렇게 겁쟁이처럼 울면 안 되지? 아빠가 도시락 가방에서 기름 꺼내다 발라주고 손수건으로 감싸줄게. 그럼 괜찮을 거야. 자, 이제 그만 뚝 하자. 그렇게 계속 울면 우리 말, 다트가 놀라서 도망가버릴지도 몰라." - page 13


세상에 태어난 지 아직 세 돌도 지나지 않은 꼬맹이 '시빌라'의 최초의 기억.

어머니는 천둥벌거숭이 말괄량이가 될까봐 걱정할 때면


"그냥 놔둡시다. 어차피 크면 여자들 삶을 구속하는 터무니없는 관습대로 살아야 할 테니 지금 어릴 때만이라도 구속하지 말고 키웁시다."


라며 다정하고 너그러운 아버지이자 기사도 정신이 넘치는 남편, 훌륭히 손님을 접대할 줄 아는 집주인으로 야망과 신사다움을 고루 갖춘 분이었는데...


아홉 살 무렵, 아버지는 브루가브롱과 빈빈 같은 외진 지역에서 재능을 묵히는 건 낭비라 생각하고 더 넓은 기회의 땅에서 능력을 펼쳐보고자 이사를 가게 됩니다.

이사하게 된 포섬 걸리는 평범하고, 밋밋하고, 단조롭기 짝이 없었고

아버지의 야심찬 '가축 거래'라는 이름의 도박 같은 직업은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고 더 이상은 브루가브롱의 딕 멜빈은 없었습니다.

술독에 빠져 더럽고 초라한 몰골로 매너라곤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가장이었지만 더 이상 가족을 돌보지 않은...

그럼에도 남편을 기다리고 있을 엄마와 엄마 배 속의 아기를 떠올리며 그녀는...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는 어떤 낯선 영혼이 자라고 있었다. 그건 너무 커서 감출 수도 없었고, 너무 무거워서 짊어지기도 힘든 존재였다. 섬뜩할 만큼 외롭고, 나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다. 마치 지지대 없는 덩굴식물이 땅바닥을 기어다니며 발버둥치는 것처럼 긁히고 찢기면서도 매달려 올라갈 무언가를 찾으려 굶주린 채 헤매는 영혼과 같았다. 누군가가 손을 잡아 이끌어줘야만 하는데, 그럴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내 마음은 제멋대로 자라나, 끝내 쓰디쓴 맛을 내기 시작했다. - page 35


점점 가난과 곤궁에 빠지게 되고 결국 할머니 집으로 가게 된 시빌라.

그곳에서 어머니의 초상화를 보며 느끼던 감정은 그 시대의, 아니 지금도 그렇겠지만 주어진 삶의 테두리 안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마냥 지나칠 수 없었던 대목이었습니다.


내 마음속에 지금 포섬 걸리에 사는 한 남자와 여자가 떠올랐다. 남자의 눈은 흐리고 행색은 추레했으며, 아버지이자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여자는 손이 거칠고 표정은 신경질적이었으며, 끝없는 집안일 그리고 계속되는 가난과의 싸움에 지쳐 있었다. 그 둘이 과연 이 사진 속 인물들과 같은 사람들이란 말인가?

나는 부모님이 증명한 인생을 내 눈으로 보며 자랐다. 그런 내가 어찌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권리가 있을까? 나는 눈을 감고 내 미래에 있을 가능성과 확률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그런 삶을 위해 어머니는 젊음과 자유를 내어준 것이었다. 바로 이런 결과를 위해, 여자에게 주어진 가장 위대한 자산을 희생한 것이다. - page 84


집에 홀로 남아 고생하고 있을 가엾은 어머니 생각에,

아버지의 잘못은 잊히고 어릴 적 베풀어준 아버지의 인내심이 떠오르며

왜 그들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속상해하던 시빌라에게 이모가 건넨 위로는 이제부터 그녀가 보다 주체적으로 살아갈 힘을 주게 됩니다.


부유하고 신사적인 해럴드 비첨으로부터 청혼을 받지만, 그를 사랑하면서도 결혼이 자신의 자유와 창작의 꿈을 억압할 것이라 판단하며 거절했던 시빌라.

하지만...

엄마의 편지는 또다시 그녀에게 시련을 주고 맙니다.

점점 힘겨운 집에 보탬이 되라며 맥스왓 아저씨 집-다녀온 사람들 모두 입을 모아 말하길, 맥스왓 부인은 완전히 무식하고, 집안이 너무 더럽고 궁색해서 그 집에 가는 것 자체가 금기시될 정도라고- 아이들 수업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맥스왓 집에서의 생활은 그녀에게 고역이었습니다.

나라의 정치 이야기나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

지루하고 속물적인 그들의 모습에 지친 시빌라는 결국 가족에게도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곤 그녀는 깨닫게 됩니다.


인생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보물은, 나라는 존재가 누군가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확신이다. 내가 그의 삶의 일부이듯, 그 역시 내 인생의 일부인 그런 사람. 누구 하나가 먼저 죽는다면 남는 사람의 삶에 한동안 허전한 자리가 생길 것만 같은 사람. 그리고 그런 존재는 결국 남편이거나 아내일 수밖에 없다. 부모에게는 또 다른 자식이 있고, 형제자매는 각자의 배우자와 삶이 있을 것이며, 친구들 또한 제각각 삶을 찾아 흩어지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남편이라는 존재는 다를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나는 내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page 370 ~ 371


그녀의 빛나는 삶...

누군가를 위한 삶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삶이었습니다.

수많은 시련 앞에, 사회적 관습에 휘청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시빌라의 모습을 보며 이런 여성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나아갈 수 있었음에...

경건해지면서 또다시 배우게 되었습니다.


주체적인 여성들을 바라보며 잠시 주춤했던 제 자신에게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더 빛이 날 시빌라의 앞날을 빌며...

저도 앞으로의 제 삶의 빛을 내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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