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모차르트의 이미지는 천진난만함을 넘어선 '악동'이었습니다.
천재이자 누구나에게 칭송을 받기에 그에겐 고난과 역경 같은 건 없을 듯하였지만...
편지 속의 그의 모습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고뇌로 가득 차 있었고
사랑을 갈망했으며
스스로를 변호하고 또 위로하는 모습에
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누나를 다시 껴안는 행복을 하루빨리 누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 우리가 다 함께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게 살게 될까요! 하느님께서 제게 이 은혜를 베풀어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부디 하느님의 뜻 안에서, 마침내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리라는 간절한 희망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저의 천성과 기질, 지식과 감성, 그 모든 것을 거스르는 이곳에서의 삶을 어떻게든 견뎌낼 작정입니다. 믿어주십시오, 아버지. 이것은 과장이 아닌 순전한 진실입니다. 제가 왜 이토록 힘든지 그 이유를 전부 쓰려 한다면, 손가락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써도 모자랄 겁니다. 저는 이곳에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합니다. 부디 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제 재능이 무뎌지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보살펴주시기를! 하지만 이 생활이 제 재능을 갉아먹을 만큼 오래 계속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느님, 제발 그리하여 주소서! - page 213 ~ 214
그의 밝고 즐겁고 기쁨이 넘치던 음악이 새삼 가슴이 아려왔다고 할까...
아마도 그는 음악을 통해 우리의 삶을 치유해 주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 저는 시詩를 써서 마음을 엮어낼 수는 없습니다. 시인이 아니니까요. 빛과 어둠을 던져 감정을 그려낼 수도 없습니다. 저는 화가가 아니니까요. 몸짓으로 생각을 전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무용가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소리로는, 가능합니다. 저는 음악가이니까요. - page 93
작고 연약한 인간 모차르트를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슴 먹먹했던 말이 있었는데...
저는 부주의한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 명예와 '모차르트'라는 이름에 흠집이 가지 않는 한, 저는 모든 것을 인내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면,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저는 단지 아버지께서 섣불리 기뻐하시거나 슬퍼하지 않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건강하기만 하다면 모두 다 괜찮을 테니까요. 행복이란 어차피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 page 96 ~ 97
행복이 상상 속에나 존재한다는 이 말이...
음악만 할 수 있다면, 건강하기만 하다면 괜찮다는 게...
그에게 삶은 더없음이었을까...
뜨거운 열정으로 짧은 생을 살아간 모차르트.
그의 음악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작은 별 변주곡>처럼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고요한 위로를 선사했던 그에게...
오늘은 그의 음악을 들으며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