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즈워스, T.S. 엘리엇, 예이츠, 키츠, 바이런, 브라우닝, 디킨슨, 로세티, 블레이크, 하우스먼, 테니슨, 셰익스피어, 에드거 앨런 포, 밥 딜런 등 시공간을 넘어 위대한 성취를 남긴 시인들의 문장을
소설가의 독법으로 섬세하게 번역하며
사랑할 때도 성공할 때도 실패할 때도 감사할 때도 배신당할 때도, 위대한 작가들의 문장이 함께했다. 때로는 충고로 때로는 경고로 때로는 축하로, 길을 잃고 위험한 숲을 헤맬 때도 나를 지켜준 그 문장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 page 4
그 문장들은 고스란히 나에게 다가와 새삼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었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살아갈 힘을 주었으며
책을 덮고 나면 비로소 외치게 되는 말이 있었으니...
"시가 나를 지켜주었다."
시인들의 시선을 따라 그들이 건넨 목소리를 듣다 보면
거기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해석하려 하지 말고 그냥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을...
그러다 보면 어느새 시는 내가 됨을 느낄 수 있었고 나름 내 삶도 낭만 있음에 감사하게 됨을...
그중에서 인상적인 시를 남겨보자면...
'장영희' 교수님이 특별히 좋아하고 널리 알리려고 했던 시인 '에밀리 디킨슨',
그중에서도 다음 시를 종종 인용하셨다고 하는데...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누군가의 마음 다치지 않게 해준다면
내 인생 헛되지 않을 텐데.
누군가의 아픔 달래줄 수 있다면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지쳐 쓰러진 울새 한 마리
둥지로 돌려보낼 수 있다면 살 만한 인생
누군가의 마음 다치지 않게 해주는 것...
작은 관심과 애정을...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셸리는 오지만디아스에서 말했다. 파라오의 권세도 결국 세월 지나 사막의 돌무더기로 쓸쓸하게 스러진다고. 셰익스피어도 <맥베스>를 통해 보여주었다. 권력과 야망의 무상함을. 에밀리 디킨슨이 노래한다. 어린 새 한 마리만 도와줘도 살 만한 인생이라고. 맞다. 삶의 이유가 따로 있나?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다. 사는 동안 누군가의 마음을 지켜주고 아픔을 달래줄 수 있다면 가치 있는 삶이다. 산책이나 가볼까. - page 241
누군가 21세기를 '시가 사라진 시대'라고 했다 합니다.
그건 돈이 사라진 시대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데...
현금이 거의 사라졌을 뿐 다른 방식으로 돈은 돌고 있음에
꼭 정형화된 시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노래가 시고
시가 노래가 되는
바야흐로 '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일침을 선사해 주었던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