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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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4년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로 '무시무시한 신예'라 불리며 데뷔하고

일본 미스터리계를 뒤흔든 '특수설정 미스터리'의 독보적 1인자, 추리작가들의작가, 본격 미스터리의 최전선을 넓혀온 괴물 같은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

그가 데뷔 10년을 맞아 자신이 선보일 수 있는 모든 면모를 집대성한, '풀 스펙 시라이 월드'와도 같은 단편집으로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고 하였습니다.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3위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작

등 2025년 일본 주요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며 장편소설 이상의 만족감을 증명했다고 하는데...


이 대단한 작가님의 작품을 저도 만나보고자 합니다.

특유의 광기와 상상력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그로테스크한 세계관

SF와 심리 스릴러, 본격 추리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펙트럼

벌써부터 찌릿찌릿함에 몸 둘 바 모르겠는데...

드디어 첫 장을 펼쳐봅니다.


"시라이 도모유키라는

기이한 세계와 마주하라!"


예언, 밀실, 독살, SF, 다중추리, 논리성, 천재성, 추악함, 미친 상상력…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된다


나는 괴이 너는 괴물


배경부터 장르까지!

다종다양한 다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한 편을 읽고 나면 후폭풍이 남아 다음 이야기를 읽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고

이런 상상력을?!!

정말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탐정을 꿈꾸던 소년이 같은 반 친구의 습격을 좇는 이야기인 <최초의 사건>에서는 여러 세계의 등장으로 잠시 혼란스러움도 잠시.

결국 묵직한 한 방이 있었으니...!


이것이 나의 최초의 살인사건이었다. - page 83


솔직히 그의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

이 한 방에 어찔~~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이야기 <큰 손의 악마>.

개인적으로는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점령당한 지구, 외계 침략자들의 '인간 샘플 채집'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4. 우리는 지구를 16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서 공격 가능 여부를 판정한다. 판정을 위해 각 구역마다 인류 64개체를 샘플로 수집한다. 샘플은 우리 비행선에서 32일간 생활하며 지능 측정을 받게 된다. 지능이 기준을 초과할 경우, 해당 구역에 대한 공격은 중단된다. 기준치 이하일 경우, 즉시 공격을 실시한다. 이것은 해당 구역에 서식하는 생물의 지능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 규정에 따른 것이다.

5. 판정에 따라 공격 가능하다고 판단된 경우, 우리는 해당 구역에 서식하는 모든 인류를 제거한다. 제거는 과도하게 잔혹하지 않도록 해당 구역에서 가장 대중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


절멸 앞에 선 인류.


"그러니까 구스카미 씨는 9구역 샘플에 기미코를 끼워 넣으려는 건가요?"

"맞아. 조지 웰스의 외계인을 멸망시킨 세균처럼 말이야." - page 109


마지막 병기로 18년 전 희대의 범인 쓰노 기미코를 보내고자 합니다.


"... 기미코는 말로 상대의 방어벽을 허물고 마음을 사로잡아 자기 뜻대로 조종하지. 기미코를 담당한 변호사는 불과 한 시간 남짓 면회한 결과 그녀에게 넘어가 증거물 조작에 손댈 뻔했어. 그녀에게는 말로 상대방을 지배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지. 사회 규범상 그녀는 악인이지만, 희귀한 능력의 소유자인 건 틀림없네." - page 107


32일의 시간 속

과연 그녀는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정해진 시간

불안감과 죄책감, 공포심

교묘히 파고드는 심리전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기에, 책을 덮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강렬하게 남은 이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시라이 월드 입구에 들어선 느낌이었습니다.


살아서는 나갈 수 없다는 유곽 '구로즈카'를 덮친 연쇄 독살사건을 밝히는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소거법으로 가능성을 좁혀가지만 예측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마지막엔 

어?!

어안이 벙벙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수만 년 전 화석의 수수께끼를 담았던 <모틸리언의 손목>.

일확천금을 노리고 발굴한 '모틸리언' 화석.

그런데 왜 이런 곳에 손목만 덩그러니 묻혀 있는 것일까...?

수만 년의 시간을 통과해 전해진 복수와 악의!

아...

짧은 탄식이 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니 어느새 마지막 이야기만 남았었습니다.

오래전의 예언을 증명하듯 일어난 밀실사건 <천사와 괴물>.

이 이야기 역시도 인상적이었는데...

프릭쇼 단원들의 숙소에서 불가해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밀실 상태의 욕실에서 일어난 이 사건.

오래전의 불길한 예언이 마침내 실현된 것일까..?

세 가지 논리로 세 번 뒤집히는 밀도 높은 본격 다중추리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서사로 강렬한 몰입감과 깊은 여운을 선사하였었는데...


위험했던 것은 바로 저 아닐까, 하고요. - page 507


정말이지...

시라이 월드의 진면목을 본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상상력으로 '시라이 월드'를 완성했던 그.

그의 책을 만나기 전과 후 다른 미스터리를 바로 마주하기는 어려울 듯싶었습니다.

아직도 그 여운에 몸서리를 치게 되는데...

그의 전설은 시작되었고 앞으로의 행보에 동행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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