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익히 들어서 알고만 있었던 책이고 막상 읽기엔......
높은 난이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서 선뜻 읽어보겠다는 마음을 가져보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소개글을 보는 순간!
마냥 지나쳐서는 안 될 거란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오십에 읽는 자본론』은 '마르크스주의 대중화' 작업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고요? 이 책은 무려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 page 9
이해하기 쉽도록
의대를 지망하던 전교 1등 자식이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 사회학과로 진로를 바꾼 딸을 둔 주인공 50대 중소기업 사장 남자와
딸이 진로를 바꾸게 한 마르크스의 '자본론' 강의를 한 작가가
느닷없이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어
옥신각신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요즘.
단순히 일자리의 변화를 넘어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의미를 묻는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선 다시 마르크스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라는 생산수단을 특정 자본가가 이윤 추구를 위해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자본주의 방식이 이제 불가능하다는 건 이미 아실 겁니다. 새로운 생산수단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대다수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사라질 텐데, 자본가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아무리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한들 누가 구매하겠어요. 기업도 존립 기반을 잃고 붕괴하게 됩니다. 결국 공공재, 즉 사회적 소유로 전환해야 합니다. 국민건강보험이나 국공립 학교가 그렇듯 인공지능과 로봇은 공익을 위해 운영되겠지요. 공동체 구성원 누구에게나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복지와 기본권 차원에서 차별 없이 공평하게 제공하는 겁니다. - page 245
그동안의 우리는 자본주의가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기에 불공정하다는 느낌이 크게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어...?!
많은 사람이 자본주의는 자유롭다는 지독한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자본주의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화폐의 크기만큼 자유를 행사할 수 있을 뿐이에요. - page 189
그래서 우리가 박탈감과 불안감을 가졌던 것을.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는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자본가에게 시간을 빼앗기는 게 자본주의의 현실이니까요. 그러니 적어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여가 시간만큼이라도 자신의 취향과 욕망에 충실한, 주인 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 page 194
타인의 욕망이 투사된 삶에는 나의 욕망이 들어설 곳이 없습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사는 사람을 삶의 주인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겁니다. 설사 타인의 욕망이 바람직한 것이라 할지라도요. 착한 주인이 노예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한다고 해서 노예는 더 이상 노예가 아닌 건가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이라는 후회는,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린 자신에 대한 탄식입니다.
제가 원하는 삶을 선택하니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의 구분이 없어지더군요. 깨어서 활동하는 시간 전체가 생명력으로 1분 1초가 충실하고 소중한 기억들로 채워집니다. - page 321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 위해서 마르크스주의자, 사회주의자의 길을 선택했다는 책 속의 작가의 말이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점이...
○○주의를 따지기 전에 우선 '한 사람'으로써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분명한 목표를 잡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래도 이 책으로 그동안의 삶을 무의미하게 흘렸다면 유의미한 시선을 가지고 내 삶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오십, 아니 사십인 저에게도 큰 울림 선사했던 이 책.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보다 다른 시선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