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유명한 「검은 고양이」
무절제한 폭음으로 망가진 주인공.
자신이 좋아하던 고양이를 잔혹하게 죽이고, 다시 데리고온 고양이까지 죽이려다 아내를 죽이고 시체를 벽 속에 묻어둡니다.
시체를 묻어 둔 벽을 경찰관들은 어떤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는 갑자기 경찰관들 앞에서 벽을 후려치게 되고 그곳에서 발견하게 된 건 아내의 시체와 같이 묻힌 고양이의 비명 같은 울음소리.
한 인간이 자신의 욕구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파멸에 이르는 과정이 그려졌던 이 소설.
왜 포의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을 꼽았는지...
짧지만 강렬함에 한동안 헤어 나오질 못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졌던
「어셔가의 몰락」은 주인공 에델레드가 어린 시절 친구였던 어셔의 방문안을 가는 이야기로, 기괴함과 음산한 분위기가
「적사병의 가면」은 호화로운 가장무도회가 열리는 가운데 등장하는 적사병의 끔찍한 모습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그려진 복잡하고도 미묘한 심리, 특히나 '공포'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함정과 시계추」에서는 한 죄수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새까만 어둠만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고
짙은 어둠은 그를 무겁게 내리누르며 두려움이 덮쳐오고 참을 수 없는 긴장감...
서서히 내려오는 시계추...
그 와중에도
그렇게 고통을 느끼는 와중에도 몸뚱이는 본능적으로 음식을 찾고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있는 힘을 다해 팔을 뻗어 쥐들이 남기고 간 음식 찌꺼기를 움켜잡았다.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희열과 함께 무언가 희망 같은 느낌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내가 희망을 가질 일이 도대체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것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막연한 느낌이었을 뿐이지만, 어쨌든 희열, 그리고 희망을 느꼈다. 그러나 그런 느낌은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 다시 느껴 보려고 애써 보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린 나머지 생각하는 것조차 너무 힘이 들었다. 나는 완전히 바보 천치가 되어 있었다. - page 212
「유리병에 남긴 편지」에서도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배 위에서 거대한 회오리 물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모습에서...
선원들은 불안하고 두려운 발걸음으로 갑판 위를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그래도 그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절망감보다는 희망의 빛이 역력하다. - page 245
희망을 이야기함으로써 공포를 견뎌내고 눈을 떠 두려워하던 그대로의 진실을 바라볼 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그는 우리에게 일러주었습니다.
앞서 단편들은 '공포'가 주였다면 두 단편 「모르그가의 살인」과 「도둑맞은 편지」는 결이 다른 미스터리 소설이었습니다.
셜록 홈즈의 원형이자 안락의자 탐정의 효시인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
모르그가의 끔찍한 살인 사건을, 귀부인이 비밀리에 찾는 편지를 찾는 일을 하게 되는데...
직접 사건 현장에 가서 증거를 찾고 자료를 토대로 모순점을 발견하고
문제의 해답은 의외로 가까에 있다는 것을
추리의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인간의 내면을, 나아가 사회의 모순까지 그려나갔던 에드거 앨런 포.
그의 예리한 시선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저는 감사할 따름이었고 포의 다른 단편들도 궁금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