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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산사 - 10년 차 디자이너가 펜으로 지은 숲속 자기만의 방 ㅣ 자기만의 방
윤설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찌는 듯한 더위가 언제쯤 끝날까... 했었는데...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놀러 가고픈 마음이 생기는데...
이 책을 보자마자 관심이 생겼습니다.
산사라...
푸르른 숲과 함께 고즈넉한 사찰...
상상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는데...
벌써부터 지친 마음을 책에 기대어봅니다.
지친 평일을 뒤로하고 떠나고 싶은 주말,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주말엔 산사'
『주말엔 산사』
삼성전자에 10년 넘게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윤설희' 작가
원룸, 카페, 사무실... 도심 속 작고 네모난 공간이 아닌 '나만의 공간'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되었고
우리는 포도알만 한 눈으로 세상을 인식합니다.
더 넓은 관점으로, 세상 속의 나를 인식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그래서 작은 공간을 벗어나보기로 했습니다.
공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age 8
이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국의 산사를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2019년부터 주말마다 100여 곳의 산사를 직접 방문하고 취재했다는 작가.
그중에서 가장 각별했던 산사 7곳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펜 그림으로 산책하듯 담아낸 가장 각별했던 산사 7곳
수묵화를 연상시켜 은은한 아름다움이, 단아한 멋이 느껴지면서
마냥 마음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당장이라도 산사로 가 가만히 머무르고 싶었습니다.
모든 산사는 저마다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저자는 그중에 '금산사'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고 하였습니다.
넓게 펼쳐진 마당과 산세와 어우러진 절의 배치.
제가 느낀 한국 고건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화'입니다.
주변이 시끄러우면 나도 목소리를 높이고, 떠드는 사람이 많으면
말을 줄이고 듣습니다. 상대방의 성격에 따라 대화의 주제나
성격을 바꾸기도 하죠.
건물에 머무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어떤 자연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대화하듯 건물의 크기나 각도,
재료, 위치 등을 정합니다. 수치화된 법칙을 두지 않고 그때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합니다.
금산사가 나누는 유연한 대화가 좋았습니다. - page 206 ~ 207
이곳은 10월 11월 단풍에 방문하면 좋다고 하니 언젠간 저도 이 책과 함께 방문하고자 합니다.
(쫌 멀어서... 선뜻 나설 수가 없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눈길이 갔던 곳이 아무래도 저도 가보았던 '봉은사'였습니다.
신라 시대 만들어져 1000년이 넘은 절이지만,
접근성이 좋고
절의 구조를 잘 갖추고 있어
일반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이 절을 이해하기에 좋은 산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매년 한 번씩은 찾아가곤 하는데...
저자가 남긴 이 말을 들으니 더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좋은 장소에 자리하며 멋진 풍경을 품은 산사도 좋지만, 그것만이
중요한 건 아닌 듯합니다.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위치라면, 모든 사람이 쉽고 재미있게
불교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봉은사는 충분했습니다. 누군가는 너무 상업적이고 고즈넉함 없이
화려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봉은사는 자신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것보다는 그것을 보는 내가 누구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그것만 채우면 됩니다. - page 334
산에 있는 절 '산사'
세계의 수많은 절이 산에 있지만, 그래도 한국의 산사가 특별한 건
70퍼센트가 산지인 한국은 산마다 절을 짓다 보니 세월이 흘러 산에 지은 절 그 자체가 하나의 건축양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산사를 통해 한국 건축의 깊이(역사)와 너비(지역)을 이해할 수 있기에
산사를 그저 관광지로만 찾기보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 나를 이해하는 곳으로
인지하며 그렇게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가기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일러주었습니다.
그동안 주말이면 그저 카페나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찾아다니며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라는 정체성을 잃어가곤 하였는데
다가오는 주말부터 '나'를 위한 공간으로의 여행을 떠나보고자 합니다.